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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증권사 CMA...금리 올려도 자금 썰물


입력 2022.12.05 17:15 수정 2022.12.05 17:16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올해 CMA 잔고 13% 감소...발행어음형도 자금이탈

단기조달 어려워져...“유동성 경색 장기화 염두해야”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 DB

증시 대기성 자금인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증권사들이 높은 금리를 앞세워 자금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발행어음형 CMA에서도 투자금이 이탈했다. 증권업계에서 단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경색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CMA잔고는 60조2354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였던 지난 1월 3일(69조1867억원)과 비교해 12.94% 줄어들었다.


CMA는 증권사들이 판매하며 고객 자금을 어음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금을 돌려주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운용 대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발행어음형, 기타로 나눠진다.


전체 CMA의 잔고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RP형은 올해 초 잔고 34조141억원에서 지난 2일 25조1941억원으로 25.93%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MMF형은 21.86%(3조1650억원→2조4732억원), 기타형은 16.95%(24조4710억원→20조3244억원) 줄었다.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이 증권사 위기론으로 번지면서 투자자들의 이탈 속도가 더 빨라졌다.

최근 3개월 코스피지수와 CMA잔고 추이ⓒ금융투자협회

이에 증권사들은 CMA 금리를 올리면서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RP형 CMA 금리를 기존 2.7%에서 3%로 0.3%p 인상했다. MMW형 CMA 금리는 3.04%에서 3.89%로 0.85%p 올렸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도 지난달 RP형 CMA 금리를 2.6%에서 2.85%로 0.25%p씩 인상했고 MMW형 CMA도 각각 0.25%p씩 올랐다.


이외에도 대다수 증권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CMA 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이러한 인상도 은행권의 예금 금리 경쟁 영향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5%대까지 올리자 자금 쏠림을 우려한 금융당국도 예금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올해 CMA 자금 이탈에서 유일하게 증가세를 이어갔던 발행어음형 CMA도 최근 들어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적인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 상품이다.


발행어음형 잔고는 연초 7조5366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 9월 12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사들이 발행어음형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최근 연 8%대 금리의 특판 발행어음도 판매됐다.


그러나 잔고는 지난달 21일 12조8220억원에서 지난 2일 기준 12조2437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만 사업이 가능하다. 증권사들은 이같은 업무 영역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자본을 늘려왔고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사업 구조도 확대됐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자산을 지탱하는 부채는 여전히 단기물 중심의 구조다. 수익성과 건전성에 본질적인 문제가 없는 회사라도 일시적인 경색으로 짧은 만기의 부채를 즉시 차환하지 못할 경우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당국의 지원이 한시적인 만큼 유동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이유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 대기성 자금을 대변하는 부동자금 축소의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이 금융시장에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현재는 증권업에 강도 높은 공급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지만 유동성 경색이 장기화되는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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