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월드컵 출전에 나섰지만 무득점
평가전서 골맛 봤던 브라질 상대로도 부진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올림피아코스)의 반전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황의조는 벤투호 출범 이후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그는 통산 A매치 16골 가운데 15골을 벤투호에서 기록했다.
대표팀 부동의 원톱으로 자리 잡은 황의조는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함께 벤투 감독의 황태자로 불렸다.
당연히 생애 첫 월드컵을 앞두고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지난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프랑스 보르도를 떠나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임대 이적한 뒤 깊은 부진에 빠지며 우려를 자아냈다.
그는 올림피아코스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11경기에 나섰지만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월드컵을 통해 반전을 꾀했지만 소속팀에서의 부진이 대표팀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황의조는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로 나서며 벤투 감독의 변함없는 신임을 받았지만 전반 34분에 찾아온 결정적인 기회를 허공으로 날리며 아쉬움을 보였다.
결국 그는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부터 후배 조규성(전북)에 밀려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조규성이 가나와 경기서 헤더로만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황의조는 설 자리를 잃었다.
브라질과 16강전 선발도 조규성이었다. 하지만 황의조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팀이 1-4로 끌려가던 후반 35분 조규성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6월 열린 브라질과 A매치 친선전서 수비수 티아구 실바(첼시)의 견제를 이겨내고 환상적인 슈팅으로 브라질의 골망을 흔들었던 황의조에게 다시 한 번 기대감이 쏠렸다.
하지만 황의조는 추가시간까지 15분 동안 이렇다 할 활약상을 남기지 못했다. 승리를 확신한 브라질이 경기 막판에 선수를 대거 교체하며 다소 느슨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황의조가 파고 들 빈틈은 없었다.
결국 황의조의 생애 첫 월드컵은 아쉽게 무득점으로 끝났다. 만약 그가 4년 동안 벤투호에서 보여준 골 감각을 이번 월드컵에서도 발휘했다면 한국은 좀 더 수월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했을 지도 모른다.
월드컵을 마친 황의조는 벤투호 체제가 끝난 대표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우선 소속팀으로 복귀해 주전 자리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올림피아코스와는 한 시즌 계약이지만 이 정도 폼으로는 노팅엄 포레스트(잉글랜드)에서도 설 자리가 없다.
대표팀에서는 유럽 진출이 유력한 후배 조규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의 아쉬움을 발판삼아 다가오는 아시안컵에서는 황의조가 다시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