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시리즈 전체 1위로 통과, 다음 시즌 LPGA 투어 진출
안정된 경기력, 신인 때부터 꾸준한 특급 성적 유지
KLPGA투어를 대표하는 강자 유해란(21)이 퀄리파잉 시리즈(이하 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 내년 시즌부터 미국 LPGA 투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다.
유해란은 12일(한국시각) 미국 앨라배마 도선의 하일랜드 오크스 골프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Q시리즈 최종 8라운드서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이로써 최종 합계 29언더파 545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당당히 1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LPGA 투어 Q시리즈는 총 100명이 출전, 각 4라운드씩 1~2차 대회로 나눠 진행되며 8라운드 합계 상위 20명에게 차기 시즌 LPGA 투어 출전권을 부여한다. 21∼45위는 LPGA 투어 조건부 출전권과 엡손 투어 출전권(2부 투어), 46위 이하는 엡손 투어에서 뛸 수 있다.
LPGA는 1위로 통과한 유해란에 대해 “대한민국 수원 출신이며 이정은6(2018년), 안나린(2021년)에 이어 LPGA Q시리즈서 메달을 획득한 세 번째 대한민국 선수”라고 소개했다.
이어 “유해란은 지금까지 LPGA 투어 6개 대회에 출전했고 2020년 US 여자 오픈서 공동 13위, 2021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공동 7위 등 2개 대회서 15위 이내 입상 성적을 냈다”라며 “2020년 KLPGA 신인왕 출신이며 한국 무대서 통산 5승, 아마추어 시절에는 2018년 아시안게임서 5위에 오른 바 있다”라고 밝혔다.
유해란의 미국 무대 진출은 예정된 일이었다. 유해란은 18세였던 지난 2019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참가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서 깜짝 우승을 차지,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이른바 몇 년에 한 번씩 나온다는 ‘될성부른 나무’였다.
이듬해 프로에 데뷔한 유해란은 투어 대회 1승 포함, 상금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신인왕을 차지했고 지난해 2승, 그리고 올 시즌도 1승을 추가하며 매 시즌 우승 트로피를 품는 꾸준함을 과시했다.
20대 초반의 나이. 젊음을 무기로 더 큰 무대에 도전하기에 딱 좋다는 평가가 잇따랐고 유해란 역시 미국행을 결심했다.
유해란은 지난달 강원도 춘천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미국 진출은)오랫동안 꿈꿔왔던 무대였고 지금이 적기라 생각했다. 도전해보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유해란의 장점이라면 역시나 안정감이다. 주변 환경에 크게 흔들리는 법이 없고 기회가 왔을 때 높은 집중력을 발휘해 타수를 줄여나가는 플레이를 펼친다. 특히 공을 그린 위로 올려놓는 어프로치 샷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다가올 LPGA 무대에서도 이와 같은 강점이 발휘될지 지켜볼 일이다.
올 시즌 LPGA 투어는 그동안 초강세를 보이던 한국 선수들의 동반 부진이 두드러졌다. 오랜 기간 1위 자리를 지켰던 고진영이 왕좌에서 내려왔고 전인지, 김효주, 이정은6 등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지난 6월 전인지를 끝으로 16개 대회 연속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여기에 올해의 신인 아타야 티띠꾼을 앞세운 태국의 도약까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위기라면 위기인 상황에서 당차게 도전장을 던진 유해란이 구원 투수로 떠오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