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크로아티아전 멀티골·PK 유도 맹활약..결승행 견인
메시 이어 팀 내 득점 2위..놀라운 실력에 레전드들 찬사
멀티골 터뜨린 훌리안 알바레즈(22) 활약에 리오넬 메시도 엄지를 치켜들었다.
아르헨티나는 14일 오전 4시(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4강에서 크로아티아에 3-0 완승, 대망의 결승 무대에 오르게 됐다.
아르헨티나(피파랭킹 3위)가 크로아티아(피파랭킹 12위)를 꺾고 결승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 준우승팀 크로아티아가 ‘좀비 축구’를 앞세우며 기세가 오른 것은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도 부담이었다.
기우였다. 아르헨티나는 메시 외 알바레즈라는 신예 해결사 활약 속에 체력적으로 지친 크로아티아의 수비라인을 휘저으며 완승했다.
EPL 맨체스터 시티가 지난해 겨울이적시장 17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퍼붓고 영입한 알바레즈는 이날 '제2의 아게로'라는 별명에 걸맞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0-0 맞선 전반 34분 역습에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알바레즈는 박스에서 골키퍼와 1:1 찬스를 잡았다. 이때 리바코비치 골키퍼가 알바레즈를 막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 바로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메시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페널티킥 유도로 선제골에 기여한 알바레즈가 5분 뒤 역습 상황에서는 골을 터뜨렸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은 알바레즈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로 수비수들을 제치고 박스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경기장에서 지켜보던 브라질 축구 레전드 호나우지뉴도 박수를 보낼 만큼 알바레즈의 개인 기술과 골 감각이 어우러진 득점이다.
아르헨티나 매체들은 “1986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전에서 마라도나가 넣었던 골이 떠오른다”고 반응했다.
2-0 앞선 가운데 후반을 맞이한 아르헨티나는 메시와 알바레즈의 합작골을 보며 포효했다. 후반 25분 메시가 화려한 개인 돌파로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캡틴 손흥민처럼 안면 마스크를 쓰고 뛴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을 따돌리며 문전으로 패스를 찔러줬다. 이를 알바레스가 침착하게 차 쐐기골을 완성했다.
크로아티아전 3골에 모두 관여한 알바레즈를 향해 메시는 경기 후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드디어 우리가 기다렸던 공격수가 출현했다. 알바레즈는 기대대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월드컵 무대에서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11세에 레알 마드리드가 스카우터가 테스트를 제안할 정도로 그의 재능은 어릴 때부터 빛났다. 소속팀 맨시티에서는 ‘괴물’ 홀란드에 다소 가렸지만, 카타르월드컵에서 차세대 특급 공격수로서의 재능을 한껏 뽐내고 있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라우타로 마르티네즈(인터밀란) 백업으로 분류됐지만, 조별리그 폴란드전과 16강 호주전에서 1골씩 터뜨린 데 이어 4강 크로아티아전에서는 멀티골까지 기록하며 메시(5골)에 이어 팀 내 득점 부문 2위에 올랐다.
박스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슈팅을 시도할 만큼, 자신의 킥을 믿고 있는 공격수다. 양발을 쓰는 공격수라 어떤 포지션에서도 역할을 한다. 활동량이 많아 오프더볼 상황에서도 알바레즈는 빛난다. 뛰어난 전술 이해도,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 등 현대축구에서 공격수에게 요구하는 덕목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나우지뉴, 메시 앞에서도 인정 받는 알바레즈가 아르헨티나에 월드컵을 안길 수 있을까. 결승 상대(프랑스 또는 모로코)가 정해지지 않은 지금도 축구팬들은 설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