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140조 AI 반도체 사업 공략 시동…정부도 지원 사격
SK텔레콤·KT 등 이동통신 2사가 인공지능(AI)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AI반도체 시장은 높은 성장성을 지닌데 반해 시장 선점 그룹이 없어 유망 산업 분야로 꼽힌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사피온 본사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사피온코리아를 세우고 AI 반도체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사피온은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스퀘어가 결성한 'SK ICT연합'이 총 8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AI반도체 기업이다.
AI반도체는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AI의 두뇌로도 불린다. 기존의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가격도 싸고 전력 사용량도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GPU는 애초에 그래픽 정보 처리를 위해 개발됐기 때문에 동시 다발적 데이터 처리 시 불필요한 사용량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지는데 반해 AI반도체는 반도체 데이터 처리 역량 대부분을 동시 다발적 데이터 처리에 활용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회사가 자체 개발한 사피온은 GPU보다 전력 사용량이 80% 낮고, 딥러닝 연산 속도도 GPU 대비 1.5배 빨라 데이터센터에 적용 시 처리 용량이 1.5배 높다. 현재 SK텔레콤의 AI 누구와 고객센터, SK쉴더스 영상분석 등에 사용되고 있다. 내년 하반기 내 X220의 후속작인 사피온 X330을 출시할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국내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 모레에 4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7월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단행했다. 국내 사업자 중 처음으로 'AI 풀스택’ 역량을 확보하고 초대규모 GPU팜을 만들어 'AI 반도체 완전 국산화'라는 이뤄내겠다는 게획이다. KT와 리벨리온이 협업한 AI 반도체는 내년 3월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들이 AI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높은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184억5000만달러(21조 9647억원)에서 오는 2030년 1179억달러(140조3599억원)규모의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AI반도체 시장 자체가 초기 단계에 머무는 만큼, 국내 사업자들에도 충분한 기회가 있는 시장으로 분류된다. 현재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 등 글로벌 ICT 기업들도 AI 반도체 개발을 시작했지만,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 곳은 없다.
AI 반도체 사업을 위해 정부도 나섰다. 정부는 최근 '국산 AI 반도체 고도화'를 목표로 오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총 8262억원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