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범죄 명백한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하느냐"…김건희 겨냥해 역공
도이치모터스 의혹 엮고 들어가면서
소환 불응할 명분 쌓기에 돌입한 듯
소환 통보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을 향해 영부인 김건희 여사는 언제 소환할 것이냐를 물으며 역공에 나섰다. 김 여사를 물고늘어지며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흔들어, 소환에 불응할 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오전 강원 춘천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참석자들이 공개 모두발언을 마치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직전,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자청해 "우리 언론인들이 내게 '언제 소환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해주더라"며 "미리 입장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 것이냐고 물을 게 아니다"며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 조사 받을 것이냐를 먼저 물어보라"고 잘라말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중범죄 혐의'란 이른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가리킨 것이며, '대통령 가족'이란 영부인 김건희 여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지난 16일 결심 공판에서 주요 피의자들에게 구형이 이뤄졌다.
소환에 응할지를 묻는 언론을 향해 김 여사는 언제 소환하느냐로 받아친 것을 볼 때, 이 대표가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여사를 엮고 들어가면서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문제삼아, 소환 불응의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고위원도 일제히 "김건희 소환하라"
고민정 "한동훈, 끝까지 답 못하더라"
서영교 "尹이 金 소환을 명해야 정의"
장경태 "이상하리만큼 金 수사 요원"
이날 최고위의 다른 참석자들도 일제히 입을 맞춘 듯 김건희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이재명' 공격에 '김건희'로 대응한다는 지도부 방침이 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가 있었다. 먼저 소환해야할 사람은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라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피의자들은 구형까지 마쳤는데, 왜 김건희 여사만 열외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몇 달 전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예결위회의장에서 물었던 질문이 있는데, 여러 차례 물었는데도 끝까지 한 장관이 답하지 않았던 질문을 다시 한 번 묻는다"며 "김건희 여사는 소환 조사할 것이냐"고 다그쳤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서울중앙지검 3개 부, 수원지검 4개 부, 성남지청 1개 부 등 8개 부서 60여 명의 검사가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에 올인하고 있다. 야당 대표이자 전 대선후보를 향한 정치보복에 수사력을 총동원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집착을 그만 버리고, 범죄 혐의와 물증이 뚜렷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김건희를 즉각 소환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주가조작을) 했다는 공범들은 엄청나게 구형받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정의롭다면 '빨리 김건희 여사 소환하라' 이렇게 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김 여사와) 특수관계라고 하던데, 빨리 김건희 여사 소환하고 수사하라"고 압박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는 야당 탄압 속에서 이상하리만큼 김건희 씨에 대한 수사 소식은 요원하다"며 "검찰은 명백한 직무유기가 어떻게 성립하는지 시연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김건희 여사부터 소환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