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파주 택시기사 살인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28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전 여자친구의 시신을 찾아도) 그 사건으로 종결이 안 되는, 설명 안 되는 궁금증이 또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아니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라며 추가 범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용의자인 이모(31)씨는 전날(27일) 지난 8월 초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씨의 주거지이자 범행 장소인 아파트가 전 여자친구 소유의 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이씨가) 또 다른 사건에 대한 어떤 은폐 시도해 진술하는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진술하는 게 어디까지 신빙성이 있는지 신뢰가 안 간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유영철 사건이나 이런 것들을 보면 어떤 특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한다거나 한다"며 "과거의 사건들, 유사한 사건들을 보면 연쇄살인사건에서 사실은 그 전작들을 은폐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한다"고 분석했다. 이씨의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그(이씨) 집·차량 안에 있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찾아야 한다. 온라인상에서 이씨와 만남이 추정되는 사람들을 모두 찾아내야 한다"며 "이씨의 삶의 방식은 남의 신분을 도용해 남의 재산으로 삶을 영위했기 때문에 남의 물건들이 이 사람의 주변에서 나온다면 그 주인의 안전을 한번 확인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어느 남자친구가 시신을 집에 둔 채 여자친구를 집으로 부르냐"며 "현재까지 드러난 행각을 보면 이씨는 사이코패스일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에서 점수는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집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검거가 어렵다보니 놀랍게도 전과가 많지 않고, 25점이 넘어가는 그 정도로 높은 점수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이씨의 신상 공개를 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며 "바깥에서 이런 생활을 오랫동안 영위한 사람이다 보니까 이씨를 알고 있는 여성들도 있을 것이고, 목격자가 있을 수도 있고 사진을 공개하는 것이 여죄 추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께 경기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가 나자 택시기사 A(60)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집으로 불러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숨겼다.
그의 범행은 이 씨의 현재 여자친구가 옷장 속 시신을 발견하고 지난 25일 경찰에 신고하면서 발각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전 여자친구이자 동거인이었던 5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시신 수색 작업을 개시하고, 살인 및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의 영장실질심사는 28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