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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 이기영, 추가 피해자 없을까…혈흔·통신기록 조사中


입력 2023.01.02 05:10 수정 2023.01.02 05:10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경찰, 최근 1년간 이기영과 통화·메시지 주고받은 주변인 조사

이기영 살인 장소·캠핑용 왜건 혈흔 조사…핏자국 주인 확인 예정

동거 여성 시신 발견 안 돼…피해자 가족과도 연락 닿지 않는 상태

이수정 "살인 아니더라도 파악되지 않은 범죄 가능성 커…제보 적극적으로 받아야"

전 여자친구·택시 기사 살해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 ⓒ 경기북부경찰청

4개월 사이 동거하던 여자친구와 택시 기사를 잇달아 살해한 이기영의 신원이 공개되며 추가 피해자 존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추가 피해자 관련 단서는 없지만, 일각에서는 살인 사건 외에도 이기영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 경기 일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추가 피해자 존재 여부 확인을 위해 이기영과 최근 1년 동안 통화·메시지 등 연락을 주고받은 주변인을 조사 중이다.


이 조사에서 이기영이 동거하던 5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뒤 수개월간 교제한 여성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행히 이 여성은 범죄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기영이 살인을 저지른 장소인 A씨 집 내부 벽과 캠핑용 왜건에서 발견된 혈흔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기영은 경찰 조사에서 혈흔이 A씨를 살해, 유기할 때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만한 근거는 없으나, 핏자국 주인이 A씨나 택시 기사가 아닐 경우 드러나지 않은 추가 범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기영이 파주 공릉천에 유기했다고 주장한 A씨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A씨 DNA를 비교할 가족들과도 연락이 닿지 않아 혈흔 신원 비교·대조 작업에는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강력수사·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이기영 성향이나 범죄 패턴으로 추측했을 때 추가 피해자가 있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는 "(이기영은) 살인을 서슴지 않게 저지르고, 태연하게 은폐를 시도하는 등 사이코패스일 소지가 다분하다"며 "잔혹하고 냉혈한이면서도, 피해자 신용카드를 마구 사용하는 등 허술하고 충동적 측면도 있는 새로운 범죄자 유형"이라고 했다.


이어 "타인을 숙주로 삼아 이용하고, 수틀리면 살해한 31세 이기영이 20대에는 성실하고 착하게 살았을 거라 볼 수 없다"며 "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파악되지 않은 범죄 피해가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제 신상도 공개됐으니 제보를 적극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기영은 이번 범행 이전 음주운전 적발 이력이 여러 차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는 상태다.


그는 육군 간부로 근무하던 2013년 무면허 음주 운전을 하다가 단속 경찰관의 손을 무는 등 저항해 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출소와 전역 후에도 두 차례 음주운전이 적발돼 2019년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택시 기사를 살해한 날에도 이기영은 여자친구 가족과 술자리를 가진 뒤 음주운전 문제로 다투기까지 했으나, 결국 또 만취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후부터 프로파일러를 투입, 이기영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면담 내용뿐만 아니라, 과거 범죄 이력과 유년기 경험 등을 종합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혈흔과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는 이번 주 초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조사 결과를 종합해 이번 주 내로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기영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기영은 지난달 20일 오후 음주 운전을 하다가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다. 그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합의금을 충분히 주겠다"며 택시 기사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기영은 택시 기사를 살해한 뒤 신용카드를 훔쳐 쓰고, 비대면 대출을 받는 등 총 5400만원을 편취했다.


또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동거하던 전 여자친구 A씨를 살해해 파주 공릉천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하기도 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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