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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위→96위'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 남긴 유산


입력 2023.01.17 07:27 수정 2023.01.17 07:27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2017년 부임 후 130위였던 랭킹 90위 초반까지 상승

성인대표팀 물론 U-23 대표팀까지 맡아 숱한 성과

5년간 베트남 축구를 이끌었던 박항서 감독. ⓒ 데일리안 DB

박항서(65) 감독이 많은 유산을 남긴 채 지난 5년간 인연을 맺었던 베트남 축구를 떠난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태국과의 결승 원정 2차전서 0-1 석패했다.


앞서 지난 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홈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베트남은 1~2차전 합계 2-3으로 밀리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로써 박항서 감독은 부임 후 5년간 이끌었던 베트남 사령탑에서 내려오게 됐다. 이번 AFF 챔피언십까지 계약이 되어 있었던 박항서 감독은 재계약 대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비록 우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지만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의 감독임에 분명하다.


2017년 10월 베트남 사령탑에 오를 때만 하더라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실력이 한참 낮은 동남아시아 축구에서 증명할 것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의 열기는 축구 선진국 못지않았고 박 감독은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베트남 축구의 수준을 몇 단계나 끌어올렸다.


5년간 베트남 축구를 이끌었던 박항서 감독. ⓒ 데일리안 DB

대표적인 게 바로 FIFA 랭킹이다. 박 감독은 부임 직전 130위에 불과했던 랭킹을 “100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라 천명했고 현재 베트남의 FIFA 랭킹은 약속대로 96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최고 랭킹은 2021년 92위까지 치솟은 바 있다.


또한 박항서 감독은 성인 대표팀은 물론 23세 이하(U-23) 팀까지 맡으며 베트남 축구의 전반을 아울렀다. 특히 부임 초반 23세 이하 대표팀에 있던 선수들 대부분이 A대표팀에 몸담고 있어 세대교체까지 자연스레 이뤄냈던 박 감독이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신화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준우승부터 시작된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AFC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에 베트남 전역이 축구 열기로 가득찼다.


이어 이들을 이끌고 2018 아시안게임에서 4위를 차지했는데 이 또한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 성적이었고,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축구 영웅으로 등극했다.


5년간 베트남 축구를 이끌었던 박항서 감독. ⓒ 데일리안 DB

이제는 성인 대표팀에서도 성과를 낼 차례였다. 2018년 A대표팀 선수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은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차원이 다른 한국 축구의 우수성을 경험시켜줬고 AFF 챔피언십에서 정상을 차지, 베트남 국영방송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등극했다.


이후 2019 AFC 아시안컵에서도 8강의 성과를 낸 박항서호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도중 재계약에 이르렀고 기세를 몰아 베트남을 역사상 최초로 최종 예선 진출까지 이끌었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승승장구하던 당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서 “나는 베트남 축구가 더 나아갈 수 있게 준비하는 사람이고, 다음에 오게 될 더욱 훌륭한 감독을 위해 선수단을 단련시켜 놓는 것이 역할”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을 한 없이 낮췄고 내뱉었던 모든 말들을 지키면서 베트남과 한국 축구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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