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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손길 뿌리친 대통령실…'羅 vs 친윤' 갈등 격화


입력 2023.01.18 00:10 수정 2023.01.18 00:1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羅 "저출산위 부위원장 해임, 尹 본의 아닐 것" 발언에

김대기 비서실장 "나경원 해임은 대통령의 결정" 반박

초선의원 47명 "羅, 출마명분 위해 尹 왜곡…사과해야"

홍준표·김기현 비판 가세…"대통령과 결별 빨라질 것"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가 유력한 나경원 전 의원이 당안팎으로부터의 십자포화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 해임의 배경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전달 과정에서 왜곡이 있었을 것"이라는 나 전 의원의 주장이 친윤그룹뿐 아니라 대통령실 참모까지 자극하면서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이에 당내에선 친윤 그룹과는 각을 세우면서도 윤 대통령과는 궤를 같이 한다는 나 전 의원의 기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17일 오후 나 전 의원의 '해임 관련 의견'에 대해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다. 대통령께서는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공적 의사결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라며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김 비서실장의 지적은 앞서 나 전 의원이 이날 오전 대구 동화사를 방문하기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결정(해임)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 저는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게재했기 때문이다.


이어 나 전 의원은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지지 세력을 서로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자신이 해임당한 이유가 당내 친윤계 의원들뿐 아니라 대통령실 참모의 잘못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친윤계 의원들도 나 전 의원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대표적인 친윤인 박수영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임) 결정이 '본의가 아닐 것이다' '전달과정에 왜곡이 있었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대통령이 옥석을 가릴 정도의 분별력도 없고, 인사결재라고 하는 중요한 결정을 고민 없이 했다는 말"이라며 "이렇게 대통령과 당을 흔드는 것이 과연 나 전 의원 본인이 주장하듯 '총선승리에 도움이 되는' 짓인지 스스로 반문해 보시기 바란다"고 적으며 나 전 의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은 나 전 의원을 향해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초선 의원 47명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자신의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을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나 전 의원은 지금 누구와 어디에 서 있나"라며 "무엇보다 말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인 만큼 용기 있게 사과하고 4선의 중진급 전직 의원답게 정도로 걸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김기현 의원도 이날 백석대학교 기조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먼 나라까지 가서 세일즈 외교를 펼치는데, 국내에서 대통령의 해임 결정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왜곡 해석한다면 온당한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라며 나 전 의원에 날을 세웠다.


지속해서 나 전 의원을 지적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이날 '해임 발언'에 대한 비판에 합류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비난하면서 김소월의 '진달래꽃'처럼 역겨워 손절한 사람에게 매달리는 것은 대통령 측과 결별만 더욱 빨리 오게 만들 뿐"이라며 "아직 임기가 4년도 더 남은 대통령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이제 그만 자중하는 게 좋지 않나"라고 적으며 나 전 의원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기존 친윤계의 비판에 대통령실의 반발까지 더해지면서 나 전 의원의 당권 도전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단 우려까지 내놓고 있다. 나 전 의원은 그동안 친윤계 의원들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면서도 '윤석열 대통령'과는 함께 가겠다는 기조를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김 실장이 윤 대통령의 의중까지 거론하며 나 전 의원에 날을 세운 만큼 당내에선 나 전 의원이 윤심(尹心)의 조력을 받기에는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번 사태는 나 전 의원에게 대통령이 힘 실을 일은 없다는 말을 건넨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며 "메시지에 일관성이 없다는 부분이 약점이라는 얘기도 나왔었던 만큼 (나 전 의원은) 앞으로의 전대 관련 움직임에 걱정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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