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후 음주운전 중 오토바이 배달원 들이받고 도주
사고 발생 약 2시간만에 인근서 긴급체포
혈중알코올농도 0.069%, 면허정지 수준
경찰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40대 의사를 검찰에 구속송치했다.
27일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천 서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한 의사 A(42)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A 씨는 지난 20일 오전 0시 20분께 인천시 서구 원당동 한 교차로에서 술을 마신 채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몰다가 오토바이 배달원 B(36)씨를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편도 6차로 도로에서 직진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했고, 이후 맞은편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던 B 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그는 사고 후 500m가량을 더 운전한 뒤 하차해 파손된 부위를 확인하고는 차량을 버리고 달아났지만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사고 발생 후 약 2시간 만에 인근에서 긴급 체포했다.
B 씨는 머리 등을 심하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 씨는 인천 모 의원에 근무하는 의사다. 당시 병원 직원들과 회식을 하고 귀가하던 길에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 검거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9%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그는 경찰에 "사람이 아니라 물체 같은 것을 친 줄 알았다"며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20일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영장실질심사를 심리한 양승우 인천지법 영장당직판사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망한 B 씨는 1년가량 전부터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에는 햄버거를 배달하던 중이었다.
B씨 측 지인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고인은) 평소 신호 위반을 하지 않고 사건 당일 새벽에도 신호를 지키고 있었다"며 "성실한 동생의 억울한 죽음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가족들은 자식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평생 죄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며 "가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