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최초 공동모임장 개념 도입
안전사고 우려에도 혁신 시도 평가
토스뱅크가 '공동모임장' 개념을 처음 도입해 모임통장을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에 당국의 전향적인 혁신 의지가 뒷받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고 등 리스크에 대한 과도한 우려보다는 소비자 편익이 크다는 판단이다.
기존 은행권에서 나온 모임통장들은 여러명이 돈을 넣을 수 있어도, 한 명만 돈을 쓰는 구조였던 터라, 이같은 '공동출금' 시스템이 파격적인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1일 모임원 누구나 출금과 결제, 카드 발급까지 가능한 모임통장을 출시했다. 모임통장은 동아리, 동호회 등 각종 모임 내 비용 관리를 위해 개설할 수 있는 통장이다.
시중에 나온 다른 모임통장과 큰 차이점은 여러명이 함께 모임장이 될 수 있는 방식이다. 통장 최초 개설자인 모임장을 비롯해 모임원들도 공동모임장이 돼서, 본인 명의의 카드발급은 물론 이체, 결제, 출금을 할 수 있다. 모임장 1명이 총무 역할을 떠안지 않아도 되고, 모임원 모두가 직접 자금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다른 모임통장은 물론 시중은행 예금통장에도 없는 개념이다.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은 예금주 1명만 입출금, 이체, 카드발급이 가능하다. 다른 은행 예금통장들도 '1계좌 1명의 실명 예금주'가 원칙이며, 만약 공동명의 통장이 가능할지라도 대표자 격인 한명만 출금을 관리할 수 있다. 횡령 등 금융사고의 위험성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모임통장이나 공동명의 통장이라할지라도 핵심은 출금 관리"라며 "누구나 돈을 뺄 수 있는 모임통장에서는 참여인원이 많아질수록 횡령할 위험성도 커지고, 모임장이 사망, 체납 등 특이사고가 생겼을 때 공동명의자끼리 상속, 압류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최초 '공동모임장' 통장 출시는 토스뱅크의 적극적인 설득과 금융당국의 전격적인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금융위원회에서도 토스뱅크 모임통장 출시를 두고 합법성이나 안전성 등을 다방면으로 상당기간 고심했지만, 결국 혁신에 방점을 두고 서비스 가능하다는 의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도 지난 1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서비스 구현 난이도 뿐만 아니라 소비자보호나 안전성 등 챙겨야할 부분이 많아 만전의 준비를 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며 "법적 근거와 규정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금융당국과 긴밀한 소통을 거쳐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지난해 6월 새로운 개념의 모임통장을 내놓겠다고 밝힌 이후 실제 출시가 이달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반년 넘게 금융당국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공동모임장의 리스크를 떠안고도 소비자편의를 위한 상품을 만든 것"이라며 "금융권 혁신의 메기 역할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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