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산은, 본점 이전 두고 잡음 연속…수석부행장 후보 자격 논란


입력 2023.02.09 06:00 수정 2023.02.09 13:45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방만경영으로 감사원 '주의' 조치

올해 경영평가 악재…책임 공방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산업은행

KDB산업은행 본점 이전을 이끌 수석부행장(전무이사) 유력 후보로 꼽히는 김복규 부행장이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필요치 않은 고위급 임원 자리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며 주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산은 노동조합은 법적 대응을 취하는 등 이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이전 추진을 맡을 수석부행장 후보에 대한 자질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본점 이전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석훈 회장은 신임 수석부행장으로 김복규 부행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수석부행장직은 산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추천과 회장 제청을 거쳐 금융위원회가 임명한다. 현재 강 회장의 제청이 이뤄졌고, 금융위의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행장은 감사원이 지적한 산은의 '방만경영'에 가담했다고 지목되는 인물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산은이 고위급 임원을 법률상 근거 없이 신설했다며 지적했는데, 정책기획부문장을 맡고 있던 김 전 부행장은 '직제 관련 업무를 제대로 지도·감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의' 조치를 받았다.


감사원은 "한국산업은행법상 산업은행의 임원은 회장, 감사, 전무이사로 한정돼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협의 없이 전무이사급 임원인 '선임부행장' 직위를 내규 개정만으로 신설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은은 정관에 따라 임원을 회장 1명, 전무이사 1명, 이사 8명, 감사 1명으로 운영해야 한다. 또 기재부 승인 하에 부문을 총괄하는 집행부행장(부문장) 정원은 9명이다. 2020년 12월 산은은 전무이사 업무가 과중하다며 사실상 전무이사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집행부행장에 비해 높은 급여를 받는 '선임부행장' 직위를 신설했다.


감사원은 2020년1월부터 지난해말까지 정책·기획 업무를 총괄했던 김 전 부행장에 대해 "기재부의 정원 증원 승인도 없이 산은 혁신방안 취지에 반하는 사실상의 전무이사급 선임부행장 직위가 신설돼 중요 의사결정을 위한 지배구조가 왜곡되게 됐다"며 "직무대리 제도가 집행무행장 정원 통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1년간 부당하게 이용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산은 내부에서는 김 전 부행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당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고강도 경영평가까지 받게 된 상황에서, 책임이 있는 김 전 부행장이 수석부행장으로 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실시되는 지난해 금융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감사원 감사결과를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그간 윤석열 정부도 출범 때부터 공공기관의 늘어난 부채와 방만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산은은 지난해 받았던 등급(A)보다 낮은 등급의 경영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석부행장은 첨예한 갈등 이슈인 '본점 부산 이전'의 준비단장을 겸하고 있는 자리라서 내부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전준비단장을 맡았던 최대현 전 수석부행장은 3년 임기에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면서, 강 회장과 함께 부산 이전을 적극 추진할 인물이 올 것으로 예상됐다.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본점 부산 이전은 산은 노조와 직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문제다. 산은 노조는 지난달 사측의 이전 계획에 대한 국민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하고, 지난 8일에는 법원에 전보발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제출했다. 산은이 지난달 본점 직원 50여명을 동남권 영업조직으로 발령냈는데, 이같은 전보는 불법 이전 절차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김효숙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