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서 오후 2시부터 영장실질심사
친부 "아들, 아내가 때렸고…학교도 아내가 안 보내"
12살 초등학생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친부가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자리에서 "학대는 아내가 다 했다"고 주장했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와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를 각각 받는 계모 A(43) 씨와 그의 남편 B(40) 씨는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지난 7일 경찰에 체포된 이후 A 씨는 인천 논현경찰서 유치장에, B 씨는 미추홀경찰서 유치장에 각각 수감 중이었다.
따로 경찰 승합차를 타고 인천지법에 도착한 이 부부는 수갑을 찬 손을 헝겊으로 덮어 가렸고, 모자와 마스크도 써 얼굴 노출을 최대한 피했다.
아내보다 먼저 도착한 B 씨는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미안하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아들을 때렸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안 때렸고 (아내가 때리는 모습을) 본 적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 학교에는 왜 안 보냈느냐"는 물음에 "그것도 A 씨가 다 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남편과 같은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A씨 부부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황미정 인천지법 영장담당 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오후에 결정될 예정이다.
A 씨는 지난 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인 C 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도 평소 상습적으로 C 군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숨진 C 군의 온몸에서는 타박흔(외부 충격으로 생긴 상처)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A씨 부부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몸에 든 멍은 아들이 자해해서 생긴 상처"라며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후 경찰 추궁을 받자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고 인정하면서도 "훈육 목적이었고 학대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C 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최근까지 학교에 계속 결석해 교육 당국의 집중 관리대상이었다.
그러나 A씨 부부는 "필리핀 유학을 준비 중이어서 집에서 가르치는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며 학교 측의 각종 안내도 거부했다.
이 부부는 몇 년 전 재혼했으며 C군 외 3살과 4살인 딸 2명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