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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난 신용융자…이자율 인하에 빚투 확산 우려


입력 2023.02.21 16:25 수정 2023.02.21 17:56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증권사 빚투 이자율 최대 0.4%p↓

3월 변동장 예고 반대매매 우려 확대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지속된 금리 인상으로 한 풀 꺾였던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불어날 조짐이다. 올 들어 고금리에도 신용융자 잔고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율까지 낮아지고 있어서다.


내달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적 변수가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돼 반대매매 우려도 부상할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인 20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17조2220억원으로 연초(16조5186억원) 대비 4.25%(703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개월 전인 지난해 12월20일(17조2006억원) 수준으로 규모가 회복됐다.


이달 들어 한국투자·삼성·KB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를 연이어 결정하며 빚투 부담이 덜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자율 인하폭은 최대 0.4%포인트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먼저 최고 구간 이자율을 9.9%에서 9.5%로 낮췄고 뒤이어 삼성증권(10.2%→9.8%)과 KB증권(9.8%→9.5%)이 최대 0.3%포인트 하향을 결정했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NH투자·메리츠증권 등도 이달 말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국이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 체계를 점검하고 공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영향이 크다. 금융감독원은 내달부터 유관기관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증권사들의 이자, 수수료율 부과와 지급 관행을 종합 점검할 예정이다.


당국은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금리를 올릴 요인이 많지 않음에도 이자율을 올려 투자자 부담을 가중시킨 면이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수료율이 합리적으로 산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신용융자잔고 변동 추이. ⓒ금융투자협회

향후 빚투 이자는 1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이 이자율을 9%대로 낮추며 180일 초과 기간 기준 이자율 10%를 초과하는 증권사는 DB금융투자(10.2%), 신한투자증권(10.1%) 단 두 곳만 남게 됐다.


6~8%대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서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투자증권(8.9%)과 카카오페이증권(8.5%), 케이프투자증권(8.5%) 등이 8%대 이자율로 대출을 하고 있고 최저 금리인 상상인증권의 경우 이자율이 6.6%에 불과하다.


빚투는 증가 추세나 반대매매 규모는 크지 않다. 2월 일평균 미수금 대비 실제반대매매는 116억원으로 전월(126억3500만원) 대비 8.2%(10억3500만원) 줄어 들었다.


전문가들은 당장 빚투가 증시에 변수로 지목되고 있지는 않으나 향후 변동성 확대시 하방 압력을 키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와 정기 주총시즌 돌입이 예정돼 있어 빚투 증가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면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경우의 수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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