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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3노조 "총체적 부실·위법 방문진, 안형준 선정 철회하고 공모 절차 다시 해야"


입력 2023.02.21 17:20 수정 2023.02.21 17:48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방송문화진흥회, MBC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안형준 선정…"시민평가단 도입부터 위법"

"시민평가단에게 후보 탈락 권한? 헌법적 합의 배치…시민평가단 선정 방식·절차 그 자체로 불공정"

"방문진, 엉뚱한 후보 2차 시민평가에 올라가고 이후 절차에 참여할 기회 봉쇄당한 후보 생기게 해"

"'친민주당 방송' MBC 방관한 과오도 커…엄정한 방송 중립과 자율성의 87년 방문진 창립 취지 훼손"

안형준 신임 MBC 대표이사 내정자.ⓒ 방송문화진흥회

MBC 내 비(非)민주노총 계열인 MBC노동조합(제3노조)이 안형준 MBC 기획조정본부 메가MBC추진단 부장을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선정한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며 "안형준 후보를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한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대표이사 선발 절차에서 손을 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방문진 이사들은 이번 사장선임 절차의 부실과 위법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야 하며,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새로운 이사회를 꾸려 처음부터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3노조는 21일 '방문진의 사장선임 절차 총체적 부실·위법…공모 절차 다시 해야' 제하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방문진이 실시한 이번 MBC 사장 선임 절차는 사상 초유의 '시민평가단 도입'부터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제3노조는 "지금까지 KBS가 대표이사를 선발할 때, 시민평가를 점수에 반영하는 식으로 고려한 뒤 최종적인 이사회 의결을 통해 사장을 결정한 일은 있어도, MBC처럼 방송문화진흥회법에서 규정한 '사장 후보자 선임사무 위임' 틀을 벗어나 시민평가단에 3명의 후보자 중 1명을 탈락시키는 권한을 준 사례는 없었으며, 이는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위법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방문진 이사회 의결을 거친다고 하더라도 법적 근거도 없고, 전문성과 대표성도 검증되지 않은 시민평가단에 주요 후보 중 한 명을 탈락시키는 권한을 주는 것은 '여야 6대3의 정당 추천에 따라 구성된 이사회가 결정한다'는 87년 방송문화진흥회 창립 당시의 여야 헌법적 합의에 배치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제3노조는 그러면서 "이번 시민평가단의 선정 방식과 절차는 그 자체로도 불공정했다"며 "방문진은 방송과 미디어에 대한 식견과 전문성과 전혀 상관없이 시청자 대표로서 150명을 선발하는 사무를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에 맡겼는데, 연령대를 2·30대, 4·50대, 6·70대와 같이 정치적 성향이 전혀 다른 그룹을 함께 묶어 2·30대 49명, 3·40대 60명, 6·70대 41명을 배정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현재 우리 사회에서 20대와 30대의 정치적 성향이 다르고 40대와 50대의 정치적 성향이 확연히 다르다. 그런데도 20년을 단위로 연령대를 구분한 것은 설득력이 없으며 시민평가단 선발 과정에서 정치적 성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분도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민평가단이 구성되어 자칫 문화방송의 사장을 선발할 때 가장 중요한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평가를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제3노조는 "시민평가는 방송문화진흥회가 MBC에 장소 임대와 식사 및 주차, 기념품 제공 등의 사무를 위탁하고 MBC는 다시 이를 MBC 자회사에 맡겨 진행했는데, 현직 사장이 출마한 시민평가행사를 MBC 본사에서 치러야 하는 이유는 전혀 없었다"며 "물론 방문진이 행사 비용을 처리했다고 하더라도 과연 대관 비용을 얼마를 받아야 옳은 것인가. 갈비탕이 제공된 식대는 얼마를 받아야 옳은가 등의 논란거리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박성제 MBC 사장.ⓒ뉴시스

이들은 특히, 방문진 이사회가 박성제 현 MBC 사장의 영업이익 관련 허위 기재를 눈감아줬다고 주장했다. 제3노조는 "확인 결과 방문진은 2021년과 2022년 MBC 경영본부장으로부터 결산보고를 받았으며 이때 분명히 영업이익은 40억 원과 684억 원으로 보고했고,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방문진은 MBC경영평가 보고서를 발간할 때도 모든 '영업이익' 개념을 2020년 40억 원, 2021년 684억 원으로 적었으며 박성제 사장이 말한 영업이익 240억 원이나 1090억 원이라는 숫자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다면 방문진은 박성제 사장의 영업이익 허위 기재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준 것으로 보이며 2023년 2월 7일 이사회의 대표이사 후보 1차 면접 당시 이러한 사실을 김도인 방문진 이사가 공개 지적했으므로 몰랐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3노조는 "방문진 이사들은 가장 중요하고도 엄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대표이사 선발사무에 있어서 중요한 과실을 범한 것이며 이를 통해 엉뚱한 후보가 2차 시민평가에 올라가고 이후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봉쇄당한 후보가 생긴 것은 참으로 묵과할 수 없는 과오라 할 것"이라며 "방문진은 21일 안형준 후보를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한 결정을 철회하고 대표이사 선발 절차에서 손을 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송문화진흥회는 이미 '친민주당 방송' MBC를 방관하고 방치한 과오가 크다. 출마한 주요 후보들이 박성제 MBC 5년을 '친민주당 방송'이라 비난했고, 시민평가단은 박성제 사장 낙마를 결정함으로써 이를 공인했다. 엄정한 방송 중립과 자율성을 위해 창립되었던 87년 방송문화진흥회 창립 취지가 훼손당했으므로 그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 방문진 이사들은 이러한 책임을 엄중히 여겨 스스로 물러나고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새로운 이사회를 꾸려 처음부터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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