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월드컵 우승 이끌었던 스타플레이어 출신, 이름값은 최고
현장서 물러난 지 3년 공백, 전술적 역량 부족하다는 비판도 존재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내정된 독일 출신의 위르겐 클린스만(58) 감독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 클린스만 감독과 3월부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 동안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주 중에 입국해 한국대표팀 감독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데뷔전은 다음달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다.
클린스만 감독은 역대 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던 외국인 감독 가운데 최고의 이름값을 자랑한다.
실제 그는 선수 시절 ‘전차 군단’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 공격수로 활약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참가했고, 1988년과 1992년, 1996년에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유로)에 연속 출전했다. 이어 1990년부터 1994년, 1998년 월드컵에도 3회 연속 나섰다.
특히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과 1996년 유럽선수권에서 독일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또한 슈투트가르트, 바이에른 뮌헨(이상 독일), 인테르 밀란(이탈리아), 토트넘(잉글랜드) 등유럽 명문 클럽에 몸담으며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다.
다만 지도자 커리어를 쌓은 뒤에는 명과 암이 확연하게 갈렸다.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자국에서 열린 2006년 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고, 이후 미국 대표팀을 맡아 2013년 북중미 선수권 우승과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클럽 팀을 맡았을 때 성과는 좋지 않았다.
독일 월드컵 3위의 성적을 낸 뒤 2008년 친정팀인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잡았지만 1년도 버티지 못하고 경질됐다. 당시 뮌헨은 분데스리가 3위에 그쳤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스페인)에 대패하며 8강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2019년 11월 부임한 헤르타 베를린에서는 두 달을 버티지 못하고 10경기 만에 팀을 떠났다.
헤르타 베를린을 떠난 이후에는 현장과 멀어졌다. 이번에 한국 대표팀을 맡기까지 무려 3년이라는 공백이 있어 현장 감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여기에 과연 클린스만 감독이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이 4년 넘게 쌓아온 ‘빌드업 축구’를 계승할 인물로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가득하다.
그는 화려했던 선수 시절에 비해 감독으로서는 전술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클린스만 감독과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08년 뮌헨서 함께 했던 독일 대표팀 핵심 수비수 필립 람은 자서전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이 아닌 체력훈련만 시켰다”며 폭로하기도 했다.
결국 한국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장 공백 우려를 딛고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