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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계절'에 결단?…이재명 주변 '다섯 번째 죽음'에 어수선한 민주당


입력 2023.03.13 14:58 수정 2023.03.13 14:59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소신표 사태' 여진 잦아들 무렵에…

"비서실장 돌아가시며 다시 어수선"

"국민들이 의구심 갖고있는게 사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소신표 사태'의 후폭풍이 사그라질 무렵에 터진 이 대표 주변 인물의 '다섯 번째 사망'으로 민주당 당내 분위기가 다시 어수선해졌다.


고인의 극단적 선택을 정치 소재로 삼는 게 적절치 않기 때문에 공개적인 목소리의 분출만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 이렇게 국민여론에 충격을 주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내년 총선이 반 년 앞으로 다가오는 '낙엽의 계절' 가을쯤에는 어떠한 '판단'이 있어야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현역 의원 50여 명이 속한 최대 의원모임 '더좋은미래' 대표를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은 13일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 미래'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면서 수습해나가는 분위기에서, 과거 비서실장이 돌아가신 다음에 다시 어수선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이번 사건이 국민여론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극단적 선택을 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전 개발사업1처장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숨진 채 발견된 일반인 이모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숨진 배모 경기도청 비서관 지인에 이어 벌써 다섯 번째 사망이기 때문이다.


전해철 의원은 같은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 분들께 안타까운 심정과 함께 상당히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라며 "이재명 대표도 왜 자꾸 이렇게 안타까운 일들이 생기는지 주변을 돌아보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제로 국민 분들이 이런 일들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까움과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재명 대표 역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할지에 대해서 좀 더 신중하고 심각하게 고려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명계, 李 사퇴론 재점화 차단에 총력
쟁점 될까봐 유감표명도 못하는 상황?
"정치적으로 옮겨가는 것 맞지 않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언가 논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친명(친이재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또다시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직 사퇴 요구로 옮겨붙을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감 표명을 하면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되고,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진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김남국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전형수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의 극단적 선택을 가리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슬퍼하고 안타까워하고 마음이 아파할 분이 바로 이재명"이라면서도 "이것을 가지고 또 '당대표직을 내려놓으라'는 식으로 정치적으로 옮겨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강훈식 의원은 "(이재명 대표도) 고인에 대한 유감 표명의 필요성을 분명히 느낄 것"이라면서도 "이것이 정치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유감 표명을 못하는 것)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으로 총선 치를 수 있느냐' 논란
"예단하긴 이른 시기…여론도 살펴야
초가을쯤 되면 '판단' 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가을 단풍철에 시민들이 낙엽으로 덮힌 경기도 하남 미사경정공원을 산책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서도 이 대표가 대세 상승의 흐름을 탈 때마다 대장동 의혹·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잇단 석연찮은 죽음과 함께 관련 의혹이 불거지면서 번번이 여론이 반전되곤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 개인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이런 일들이 계속되면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결국 선거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다가 낙엽 지는 계절인 가을이 오더라도 변수가 사라질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 어떤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남국 의원은 "대선 때도 '이재명으로 선거 못 치른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었다"며 "1년이나 남았는데 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 것은 너무 패배주의에 갇힌 생각이 아니냐"고 반발했다.


반면 강훈식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빼고 총선을 치르자는 것도 말이 되지 않지만, 이재명 대표만으로도 우리가 어려운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를 좋아하는 분들,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했던 분들, 또 더 나아가서 윤석열정부의 폭주를 막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다 뭉치게 하는 게 우리 당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민정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를 지키자는 의견과 이 대표로는 선거가 어렵다는 의견이 지금 있는데, 추정컨데 양쪽의 의견을 다 택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며 "어떤 것이 더 옳은 판단인지에 대해서 의원들도, 사람들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직 총선이 너무나 많이 남아있고 변수들이 너무 많이 있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의 여러 리스크들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지 지금 예단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라며 "지금은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 여론의 추이도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여름을 지나서 초가을쯤 되면 이제 총선을 몇 달 앞으로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 당도 총선 전략을 무엇으로 짜야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그 시기를 보자는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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