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용산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당정 소통 강화 필요성 공감…정기회동 구체적 사안 추후 협의
美SVB파산 사태·한일 정상회담 등 논의…이재명 이야기는 無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과 김 대표는 이날 월 2회 정기회동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상견례 성격의 이날 만찬에는 김 대표를 비롯해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등 3·8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새 지도부 전원이 참석했다.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도 자리를 함께했다. 김 대표가 이날 임명한 주요 당직자 가운데에는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신임 사무총장만 유일하게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만찬 직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에 대한 축하와 새로운 지도부 출발에 대한 덕담이 주를 이뤘고, 당정이 하나 돼 국민을 위해 힘껏 일하자는 뜻을 함께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당·정 간 원만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실 간 정기적 만남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며 "월 2회 정도 대통령과 당 대표 간 정기 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기회동의 성격과 시작 시기, 독대 여부 등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정기회동은 김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윤 대통령이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대표는 만찬 전 기자들과 만나 "일단 당·정부·대통령실 사이의 소통 채널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는 말씀을 드릴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과 당 대표 사이의 정기적인 회동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건의 말씀을 드릴 작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과 만나 이번 만찬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당무에 관여하지 않지만, 어떤 사안이 언론에 (먼저) 나와서 서로를 놀라게 하기 전에 미리 충분히 소통을 해나가자는 정도의 기본적인 합의는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 핵심 과제인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을 포함해 민생 현안에 대한 당의 지원도 요청했다고 한다.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정 전 위원장의 노고에 대한 격려의 뜻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6일 예정된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한·일 정상회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에 대한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에 대한 내용이나, 다음 달 있을 여당 원내대표 선거 등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한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날 만찬은 오후 6시 30분쯤 시작해 9시가 조금 넘어서 끝이 났다. 식사는 맥주를 반주로 곁들인 한식 위주로 준비됐다. 소고기, 꼼장어, 생선 회, 콩나물김치볶음 등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