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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조용한 내조'와 '광폭 행보' 사이…'제2부속실은 NO' [尹, 새로운 국민의 나라 ⑬]


입력 2023.05.08 07:00 수정 2023.05.08 08:42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아내의 역할에 충실하겠다" 했는데…

대통령 배우자로서 활발한 활동 전개해

제2부속실 부활?…대통령실은 선 긋기

김건희 여사 (공동취재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2021년 12월 26일 김건희 여사 대국민사과 기자회견)


대선 국면이던 지난 2021년 12월 26일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자신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다.


김 여사 기자회견에 앞서 21일 윤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지금까지 대통령 배우자를 칭하던 '영부인' 호칭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2022년 5월 10일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1972년 박정희정부에서 처음 설치돼 문재인정부까지 존재했던 제2부속실은 폐지됐다.


제2부속실은 폐지됐지만 제2부속실의 '역할'까지 폐지된 것은 아니다. 현재 김 여사 일정 관리는 제2부속실 대신 대통령실 부속실에서 함께 담당한다. '배우자 팀'으로 불리는 부속실 행정관 서너 명이 김 여사 업무를 전담한다. 대통령 해외 순방 시 동행, 국내외 귀빈 방문 시 접견 등 대통령 배우자로서 통상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역할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6월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대한민국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김건희 여사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함께 해외 순방에 나서는 것은 물론 아동·반려동물·환경 등 다양한 정책분야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 식용 근절 문제부터 납북자 문제까지 현안에 대한 김 여사 발언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윤 대통령과 함께 방미길에 올라선 넷플릭스 투자 유치 등에도 관여했다.


김 여사는 당초 약속한 '조용한 내조'가 아닌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잡음도 나왔다. 지난해에는 김 여사 봉하마을 참배에 지인이 동행했고, 윤 대통령 부부 스페인 순방에도 개인적 친분이 있던 민간인이 동행해 논란이 일었다.


또한 올해 설 연휴 직전에는 보수의 성지인 대구 서문시장에 방문해 시끌벅적한 행보를 보였고,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전에는 여성의원 전원을 한남동 관저에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에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당협위원장의 여성 배우자들의 모임인 '동행의힘' 회원 150여명이 모여 서울 여의도에서 워크숍을 가졌다. 당초 김 여사는 이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또다시 쓸데없는 잡음이 나올 것을 우려한 주변 만류로 참석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김 여사 행보가 활발해질수록 제2부속실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대통령 배우자로서 엄연히 수행해야 할 일이 존재하니, 제2부속실 설치를 통해 공식적으로 투명하게 일정을 관리하고, 현안에 대해서도 정제된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에 선을 긋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16일 브리핑에서 '김건희 여사가 이달 들어 대통령실이 공개한 일정만 11개에 이를 정도로 광폭 행보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부속실로 뒷받침할 지원 계획은 있느냐'는 질문에 "지역 방문, 행사 참석 등 대통령의 참석을 원하는 요구가 굉장히 많은데, 국정을 살피면서 행사에 많이 나가는 게 상당히 어렵다"며 "각 지역이나 행사를 주최하시는 분들이 대통령께서 못 오시면 영부인이라도 꼭 와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한다)"고만 밝혔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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