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러시아 겨냥해 "무력 사용 용납될 수 없어"
젤렌스카 "지뢰탐지·구급 차량 등 지원 희망"
김건희 여사와 별도 환담…"재건 동참" 당부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젤렌스카 여사와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의 지지, 연대를 전하며 희생자 가족과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온 젤렌스카 여사의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고 했다.
이에 젤렌스카 여사는 한국의 인도적 지원에 사의를 표하며 "지뢰탐지 및 제거 장비, 구급 후송 차량 등 비살상 군사 장비의 지원을 희망한다"고 했다.
또 "다수의 고려인이 거주하는 헤르손주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 한국의 많은 기업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를 겨냥해 "무고한 인명, 특히 여성·아동의 끔찍한 피해를 불러오는 무력 사용과 비인도적 행위는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힌 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며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날 만남에서 살상 무기 지원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젤렌스카 여사의 살상 무기 지원 요청은 없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요청은 없었다"며 "오히려 군사적 지원에 있어서 '한국의 어려움이 있다는 걸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과 같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3가지 단서를 달았지만, 살상 무기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었던 대목이다.
젤렌스카 여사는 이어 김건희 여사와 별도로 환담을 나눴다.
김 여사는 전쟁 속에서도 어린이 교육, 고아 돌봄, 참전용사 재활및 심리치료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 중인 젤렌스카 여사를 높이 평가하며 "한국도 전쟁 폐허에서 재건과 경제개발을 이룬 경험이 있어서 우크라이나의 어려운 상황에 깊이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역경을 이겨내도록 인도적인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우크라이나 문화재 보존과 동물 환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면서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관심 갖고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