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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윤관석·이성만 체포안' 표결 놓고 이견…심상찮은 내분 조짐


입력 2023.05.31 06:30 수정 2023.05.31 06:3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민주, 이재명·노웅래 때처럼 당론 없이 자율투표 방침

당 안팎 가결 관측 우세…비명 "방탄정당 이미지 부담"

일부 친명 의원들 "야당 탄압" 주장…반대표 행사 시사

무소속 윤관석(왼쪽), 이성만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각각 자리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윤관석, 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이 보고될 예정이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가운데, 표결을 앞둔 민주당 내 분위기가 심상찮다.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권리당원의 당내 영향력 확대 등 당 혁신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가 두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도 이견을 드러내면서 결과를 둘러싼 내홍이 점화되는 모양새다.


정당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윤관석·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은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체포동의안은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져야 하며 이 기간 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에 열리는 첫 본회의에 상정·표결된다. 여야가 합의한 6월 국회 의사일정에 따라 체포동의안 표결은 다음 달 12일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부결은 167석의 민주당 의원들의 표결에 좌우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기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앞서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에도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이 두 의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면서 사실상 '부결' 분위기로 흘렀다. 실제 노 의원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각각 부결됐다.


이는 국민의힘의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와 대조된다. 국민의힘은 3월 30일 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때 공개적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했다. 당시 하 의원 체포동의안은 찬성 160명, 반대 99명, 기권 22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은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이미 탈당한 만큼, 당론으로 가부 여부를 결정하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는 앞선 사례와 달리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가결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표가 지난 17일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며 이미 선을 그은 바 있는 데다,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 이후 민주당을 향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에서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적 눈높이에 정확하게 부합하지 않으면 정말 큰 혼이 날 것이라는 어떤 현실론도 있다"며 "그런 측면들을 놓고 의원들이 고심이 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전 수석은 "개인적으로 지금 이런 상황이라면 가결을 통해서 법원의 심판을 좀 빨리 받아보는 것도 본인들에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위철환 민주당 윤리심판원장도 전날 한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 가결로 두 의원이) 사법기관의 판단을 한 번 받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엄정하게 표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명계는 이러한 시각을 바탕으로 도덕성 문제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방탄정당 이미지에 대한 굉장한 부담이 있다"라며 "의원총회에서 몇몇 분들은 나와서 정말 창피하다, 배반감 느낀다 이런 말씀들도 좀 하셨다. 돈 봉투 건에 대해서는 당 내부에서 자괴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우리 동료였으니까 보호하자는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하지만 일부 친명계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너무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어 계파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친명계 중진 안민석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국회의원을 구속시키려고 하는 시도는 권력이 절제를 해야 한다. 조금 의심이 간다고 그냥 구속시켜버리면 내가 볼 때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국회의원은 반의 반도 안 된다"며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시사했다.


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향후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다시 국회에 넘어올 경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하에 윤·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부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의원총회에서 비슷한 취지의 주장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윤 의원과 이 의원은 이날 재차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검찰의 정치행위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도 "혐의 사실 자체가 과연 인신 구속할 만한 사유가 되는지 묻고 싶다. 야당을 망신 주려는 정치적 의도에만 충실한 것 아니냐"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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