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WBC 대회 기간 음주 의혹에 대해 경위서 통해 인정
보도에 나온 호주전 전날과 당일 등 술 마신 시점은 부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일부 국가대표 투수들이 유흥주점을 찾아 음주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30일 유튜브 채널 세이엔터(SAY ENTER)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WBC 대회 기간 선발 에이스급, 불펜 투수 2명이 일본 도쿄 숙소 근처에 위치한 아카사카 지역의 유흥주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3월8일 호주전 전날과 9일 호주전 당일 오전까지 술을 마셨고, 한일전 참패로 탈락이 확정된 10일에도 같은 장소를 찾아 음주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을 예고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즉각 진상 파악에 나섰다.
1차 조사를 마친 KBO는 31일 오후 "3개팀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고, 3개팀이 포함된 9개팀에 사실 확인서 제출을 요청했다. 3개팀 경위서는 제기된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9개팀 사실 확인서는 소속 대표 선수들에게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이었다"고 알렸다.
이어 "3명을 제외한 선수들은 대회 공식기간 3월 13일 중국전 전까지 유흥업소 출입 사실이 없다고 사실 확인서를 통해 밝혔다"고 전했다.
제출한 경위서에 대해서는 "3명의 선수는 대회 기간 경기가 있는 전날 밤, 스낵바에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한 날(7일)과 휴식일 전날(10일) 해당 업소에 출입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KBO는 "경위서를 면밀히 검토,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남이 있는지를 조사해 후속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경위서를 제출한 선수의 구단 관계자는 “KBO에 빠른 조사를 요청했다. 보도된 것과 선수 입장에 차이가 있다. 피하려는 것도 아니다. 대신 신속하게 진행되길 바란다. KBO의 추가 조사결과가 나오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대로 경기 전날과 당일이 아니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이것도 선수들이 제출한 경위서 내용이라 KBO의 추가 조사 등 어떤 형태로든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회 기간 중 음주도 팬들이 바라는 행동은 아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할 핵심 투수들의 실망스러운 행보는 야구팬들을 넘어 국민들도 납득하기 어려운 무책임한 일탈로 보인다.
음주로 인해 대표팀이 호주전(7-8패)과 한일전(4-13패)에서 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경기를 대하는 국가대표의 태도는 너무나도 아쉽다. 야구대표팀이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왔음에도 '2023 KBO리그'에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는 야구팬들은 허탈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