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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출마설에 국민의힘 '환영'…"김현미·장하성 다 나오라"


입력 2023.06.13 06:00 수정 2023.06.13 10:51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조국 움직임에 여야 모두 '출마용' 해석

민주당 내 '이재명 대신 文·조국' 시각

입시비리 유죄 등 내로남불 논란 부담

與는 대환영 "민주당의 퇴행 안 말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에 여야 정치권이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놔 주목된다.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크다는 데에 의견이 일치했지만,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당은 거리두기를, 경쟁 상대인 국민의힘은 오히려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내로남불'의 상징적 존재로서 출마 자체가 민주당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조 전 장관은 앞서 1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 나가겠다"고 했었다.


정치권에서는 총선 출마를 암시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12일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가 보이는 검찰 독재의 대항마로서 상징적인 성격 때문에 출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변의 많은 분이 출마를 권유하기 시작한 것은 좀 됐다"고 전했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암시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주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출마를) 고민하는 것 같다"고 조 전 장관의 메시지를 해석했다.


실제 민주당 내에서는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대표 대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상징으로 내세워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조 전 장관이 문 전 대통령을 찾은 뒤 의미심장한 글을 남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은 '사의재 포럼'을 출범시키며 조직화에 나선 상황이다. 더구나 민주당이 총선 룰을 개정해 대법원 확정판결 전에는 1·2심 유죄를 받은 피의자도 공천이 가능한 상태다.


문제는 조 전 장관의 출마가 민주당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돼 실형을 살고 있고, 조 전 장관 본인 역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누구보다 도덕성을 강조해왔던 조 전 장관인 만큼 내로남불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으며, 자신의 범죄 혐의를 정치적으로 돌파하려는 행태 역시 비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고려한 듯 민주당 인사들도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다. 김의겸 의원은 "몇 가지 전제조건은 있다"며 "조 전 장관이 정치를 하려면,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려면 민주당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한다. 공천 신청은 물론이고 입당조차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조 전 장관의 출마는 그 자체로 민주당의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총선에) 나갈 마음이 100%를 넘어 200%인 것 같다"면서 "총선은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일인데, 과거로 퇴행하는 모습을 꼭 지켜보고 싶은 것인지, 민주당은 상당한 부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장관이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며 길 없는 길을 걷겠다'고 했는데 역시 586 아이돌다운 진부한 표현"이라면서 "조 전 장관은 이미 1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고 공범들도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조국이 걸어가야 할 길은 길 없는 길이 아니라 교도소 가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역설적으로 '환영'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총선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이 전부 출마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제대로 받아보라는 취지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로남불 조국도 나오고, 부동산을 망친 김현미도 나오고,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인 김상조·장하성도 나오고 다 나와서 국민의 심판을 받으라"며 "민주당이 제 발로 다시 조국의 강에 빠지겠다는 데 말릴 이유가 없다. 대환영"이라고 했다.


장 청년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길 없는 길의 종착지는 감옥이다. 조 전 장관이 징역 2년을 받은 것은 출마나 정치로 바꿀 수 없는 엄중한 사실이다. 잠시 미루거나 돌아가도 결국 감옥으로 가는 길"이라며 "조국의 강, 남국의 바다, 재명의 진흙탕, 민주당의 눈부신 총선 전략에 경의를 표한다"고 비꼬았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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