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오르며 국민 영웅으로 등극
은퇴 후에는 후배 양성 및 취약 계층 돌보며 선한 영향력
한국 역도의 영웅 장미란(40)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발탁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15명 내외의 장차관급 인사안을 발표, 문체부 2차관에 장미란 교수를 임명했다. 문체부 2차관은 정책홍보 등 주로 소통을 담당하며 체육 및 관광 업무도 함께 맡는다.
장미란 차관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비롯해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등 한국 역도 역사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강원도 원주 출신의 장미란 차관은 역도 선수 출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남들보다 손쉽게 역기와 마주할 수 있었고 입문 6개월 만에 전국 대회 3위라는 심상치 않은 자질을 보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75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장미란은 자신의 기량이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은 채 2004 아테네 올림픽에 나섰다. 당시 마지막 시기를 앞두고 금메달이 확정적인 상황이었으나 메달 경쟁 중인 중국의 탕궁홍이 무려 10kg을 증량하는 무리수를 뒀고, 모호한 판정 끝에 성공 판정을 받으며 아쉽게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절치부심한 장미란은 2005년 역도세계선수권 2관왕에 오르며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다시 힘찬 시동을 걸었고, 운명의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다.
당시 중국 역도는 장미란과 라이벌 구도를 이루던 무솽솽(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자 출전권을 경량급에 부여, 대결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그 결과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었던 장미란은 인상 140kg, 용상 186kg, 합계 326kg 등 세 종목 모두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면서 그토록 바라던 올림픽 정상에 올랐다.
무엇보다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그대로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했고, 곧바로 올림픽 영웅으로 등극했다. 2016년 IOC의 도핑 샘플 재조사 결과 두 선수 모두 금지약물 양성 판정을 받으며 메달이 박탈됐고, 당연히 장미란 기록의 가치가 더욱 크게 상승했다.
계속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장미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자신의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적지 않은 나이와 계속해서 등장한 신예들에 밀려 메달 획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4위라는 성적표로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 역시 약물 재조사 대상이었고 흐리프시메 쿠르슈디안이 동메달을 박탈당하며 극적으로 올림픽 금, 은, 동메달을 모두 수집할 수 있었다.
2013년 은퇴한 장미란은 이후 후배 양성과 소외 계층을 돕는데 자신의 온힘을 다했다. 런던 올림픽 직후 설립한 장미란 재단은 지난 10년간 비인기 종목 선수와 스포츠 유망주들을 후원해오고 있으며 사회배려계층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교수로도 활동했다. 장미란은 2015년 용인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교수로 임용돼 최근까지 제자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르치고 있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국가보훈처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에 멘토로 참여, 전몰 및 순직 군경의 미성년 자녀를 돕는 훈훈한 미담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