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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하나된 대전·충남…호남 대비 '의석 불균형' 시정 목소리


입력 2023.07.21 03:00 수정 2023.07.21 03:0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이장우 "충청도 정치력, 영호남과

대등한 균형관계로 키워야겠다"

"대전이 광주보다 인구 많은데

의석 적어…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이장우 대전광역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서울사무소 개소식에서 함께 자리하고 있다. 뒷쪽은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뉴시스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가 서울사무소를 통합 개소하는 자리에서 대전과 광주, 나아가 충청권과 호남권 간의 국회의원 정수 불균형 문제가 재차 제기됐다. 충청권의 해묵은 숙제라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해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서울사무소 개소식 인사말에서 "우리(대전)가 광주보다 2만 명 인구가 많은데 국회의원 의석 수는 1석이 적다"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우리보다 인구가 2만 명 적은 광주와 적어도 대등한 국회의원 의석 수를 가져야 하겠다"며 "이 자리에 의원들이 많이 오셨는데 다들 응원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귀한 발걸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대전의 인구는 지난 5월 기준 144만5221명이며 광주의 인구는 142만5739명으로, 대전의 인구가 약 2만 명 더 많다. 그런데 국회의원 의석 수는 대전이 7석, 광주가 8석으로 오히려 광주가 1석 많은 형국이다. 국회의원 지역구는 인구 상하한에 따라 배정된다는 점에서, 인구가 적은데 오히려 의석이 많다는 것은 표의 등가성과 대의민주주의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시야를 넓혀 충청권 전체와 호남권 전체를 비교해봐도 비슷한 현상이 목격된다. 대전·세종·충남·충북을 합한 충청권의 인구는 지난 5월 기준 555만1187명인 반면, 광주·전남·전북을 합한 호남권 인구는 500만1218명이다. 충청권 전체 인구가 약 55만 명 많다.


그런데 국회의원 의석 수는 충청권이 28석(대전 7석·세종 2석·충남 11석·충북 8석), 호남권이 28석(광주 8석·전남 10석·전북 10석)으로 동일하다. 지난 21대 총선 기준으로 한 지역구의 인구 상하한선이 13만9000명~27만8000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회의원 지역구 2~4석에 해당하는 55만 명의 인구 격차가 무시당하고 있는 셈이다.


충청인이 국회에서 과소대표되고 있는 이와 같은 불균형 상황과 관련해 이날 개소식에 앞서 열린 사전 환담에서도 이장우 시장은 시정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으며, 김태흠 충청남도지사는 물론 내빈 참석자들도 이에 공감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장우 시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이 자리에 영남 의원들도 계시고 호남 의원들도 계시지만, 나는 충청도의 정치력을 영호남과 비교해 대등한 균형관계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김태흠 지사와 나는 수십 년을 친형제처럼 지내왔고, 충청권의 공동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는 한 번도 이견이 있었던 적이 없다. 충청 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을 것"이라고 거듭 천명했다.


김태흠 지사도 인사말에서 "우리 충남의 슬로건이 '힘쎈 충남'이라 타 시·도지사에게는 눈싸움에서부터 밀리지 않으려 하는데 우리 이장우 시장에게만큼은 그렇지가 않다"며 "지방분권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이장우 시장과 함께 반드시 그런 방향으로 만들어나가야겠다는 소명 의식이 있다"고 화답했다.


전국 최초로 통합 서울사무소 개소
윤재옥 "충청인의 원대한 꿈 담겼다"
이철규 "충청 시대…국회 텅 빌 정도"
김태호 "코끼리 새끼가 한 마리 탄생"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서울사무소 개소식에서 참석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배현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 김성원 의원, 강철원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해 축하했다. ⓒ뉴시스

한편 이날 대전시와 충남도의 통합 서울사무소 개소는 전국 최초 사례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는 예산·입법을 관장하는 국회와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 주로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 서울사무소를 두고 있다. 대전은 기존에 마포구에, 충남은 서울역 인근에 서울사무소를 두고 있었으나, 이번에 국회앞으로 옮기는 김에 통합사무소를 내기로 전격 합의한 것이다.


대전·충남 통합 서울사무소 개소로 혈세가 들어가는 비용 절감은 물론 충청권 지역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을 통해 국비 확보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다.


개소식에는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를 비롯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조수진 최고위원, 이명수·김성원·이만희·윤주경·윤창현·이용·정동만 의원, 강철원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 박찬구 정무특보 등이 참석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오늘 이 작은 사무소가 출범하지만 통합사무소 안에 충청인의 원대한 꿈이 담겨 있다"며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는 의정활동을 할 때도 각별한 사이였지만 대전과 충남을 책임지는 자리에 가고나서도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로만 '형제다' 이런 수사보다는 두 분이 정말 지역의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고 축하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충청도 시대인가보다. 다 여기에 와있다보니 국회는 텅텅 비었다"는 유머로 축사를 시작해 "김태흠 지사와 이장우 시장은 행정구역을 넘어서 잘 화합하고 통합하는 분들이라 서울사무소를 함께 차리면 하나 플러스 하나로 둘을 넘어 셋의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김태호 외통위원장은 "송아지나 코끼리나 첫 태어날 때는 크기가 똑같은데, 씨가 다르면 결과에 엄청난 차이가 생기는 것"이라며 "오늘 코끼리 새끼가 한 마리 탄생했다. 어떤 (통합) 모델이든 믿음이 전제가 돼야 하는데,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 이 두 분이 만났으니 앞으로 제대로 된 모델을 만들 수 있겠다"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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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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