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국방위서 현안질의
野 "결재하고나서 어디서 외압
받아서 번복한 것 아니냐" 추궁
與 "수사단장 말에 신뢰성 문제"
여야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집중호우와 수해로 인한 실종자 수색 과정 중 유명을 달리한 채모 상병 사건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외압이 가해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반면, 여당에서는 오히려 수사를 맡았던 수사단장의 항명 문제라고 맞섰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1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한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채 상병 사건'이란 지난달 20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안전장비 없이 실종자 수색 작업에 동원됐던 해병대 소속 채모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유명을 달리한 사건이다.
'채 상병 사건'을 조사했던 해병대 수사단장은 조사 과정에서 혐의 관련자를 삭제하라는 부당한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반면 국방 당국은 수사 보고서는 국방부 장관의 결재를 득했으나 이후 구두로 보고서 이첩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려졌다며, 이에도 불구하고 이첩이 강행된 것은 항명이라는 입장이다.
야당은 개회 직후부터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날 전체회의에 국방부 장관 등 일방 당사자들은 참석한 반면, 다른 쪽 당사자에 해당하는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들이 불참한 점을 문제 삼았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은 해병대 사령관과 해병대 전 수사단장, 강력수사대장 수사관들을 (출석) 요구했다"며 "해병대 부사령관을 제외하고는 오지 않았다. 한쪽만 부른 반쪽 전체회의"라고 반발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도 "핵심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여당과 야당 간사가 합의해서 수사 당사자들이 출석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반면 국방위 여당 간사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을지프리덤실드) 연습 기간에 작전사령부 요원을 부른 적이 없다"며 "참석자 문제는 이미 야당 간사께 충분히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본질의가 시작되자 야당 의원들은 수사 보고서에 결재가 이뤄진 뒤, 뒤늦게 이첩 중단 지시가 내려진 경위에 집중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일요일 오후에 결재했고, 월요일 오전의 브리핑 취소 사이에 명시적으로 달라진 것은 해병대로부터 국가안보실로 언론 브리핑 자료가 넘어간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모종의 지침이 있었다는 게 자연스럽다"고 추정했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도 "장관이 결재하는 것에는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것"이라며 "결재하고 '아차' 싶었던 것이냐, 아니면 결재하고나서 어디서부터 외압을 받아서 번복한 것이냐"고 추궁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해병대 수사단장이 결재 이후 구두로 내려온 이첩 중단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게 문제라며, 외압이 아닌 항명이 사안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 문제는 간단하다"며 "국방부 장관과는 상관이 없다. 해병대 사령관과 수사단장의 진실 게임"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수사단장의 말이 계속 바뀌고 있다"며 "수사단장의 말에 신뢰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