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국민적 불신 받는 상황…李 선언대로 실천 옮겨야"
송갑석 "친명계 표결 불참? 불가능…李 연설 준해서 판단"
李는 "정치 공작"…친명계 '부당한 영장 청구' 주장 힘 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시기가 임박하면서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와 관련한 계파 간 입장차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비명(비이재명)계는 강성 친명(친이재명)계의 체포동의안 투표 거부 등 '부결 움직임'을 비판하면서 연일 '가결'을 촉구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비명계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4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우리는 외통수다. 이미 방탄에 관한 한 우리는 국민적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 아니겠느냐"라며 "6월에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했다. 그 선언대로 실천에 옮기는 거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이 최근 투표 거부를 제안한 것에 대해 "국회법이 개정돼 투표불성립이 되면 다음 본회의에 계속 상정된다"며 "노리는 건 뭐냐 하면 '민주당 의원들 다 일어나서 나와. 퇴장해'라고 하는데 거기 퇴장 안 하고 앉아있는 의원들이 있으면 저것들은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에 사용하는 멸칭)이다. 수박 감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송갑석 최고위원도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표결에 불참하자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표결에 불참을 해도 그 다음 본회의, 그 다음 본회의에서 계속 표결은 진행된다. (민 의원의 주장은) 아예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이 대표가 본인 신변 문제에 대해서, 그것도 국회에서 연설을 통해서 밝힌 바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준해서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송 최고위원은 또 친명계가 이 대표의 구속 가능성에 따른 옥중공천론 등 '플랜B'를 거론하는데 대해 "경악스러웠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이 대표의 입지를 어렵게 만드는 말"이라며 "구속을 가정한다? 그런 말이 어떻게 친명계 의원들 입에서 먼저 나올 수 있는 건지, 아군인지 적군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언급했다.
비명계의 이러한 주장은 여론과 연관돼있다. 다수의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에 관한 부정평가가 역대 대통령의 동기간 지표보다 높은데도, 민주당은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지지율 답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이 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과반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된 만큼,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방탄 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비명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본지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현 국회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올 경우 가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부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47.5%가 "가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부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42.4%로 조사됐다. 친명계가 '부당한 영장청구'라고 주장하며 부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런 상황에서도 이 대표는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는 주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30일 소환 조사 통보에 대해 "2년 동안 수사했다면서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하는 게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라며 "어떻게 한 달 반 만에 공소장에 돈을 준 사람, 또 받은 사람, 받은 장소, 날짜 등 그 경위가 다 다르지 않나. 이런 터무니없는 얘기들을 갖고 소설을 쓰고 있는데 국가권력을 남용하는 것이고 정치 공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