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뒤 승부차기서 1번 키커
토트넘은 EFL컵 첫 판서 탈락, 무관 가능성 높아져
해리 케인, 위고 요리스가 동시에 떠난 토트넘에 정신적 지주는 역시나 손흥민이었다.
토트넘은 30일(한국시각)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23-24 잉글리시 풋볼 리그컵(EFL컵)’ 풀럼과의 2라운드 원정 경기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해 탈락했다.
토트넘의 새로운 캡틴 손흥민은 이날 벤치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도 그럴 것이 리그 개막 후 주장 역할을 맡아 쉴 틈 없이 달려온 손흥민이었기에 다소 비중이 떨어지는 리그컵에서의 휴식이 부여된 것.
하지만 토트넘 입장에서 리그컵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대회였다. 토트넘은 2007-08시즌 이 대회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공교롭게도 모든 대회를 통틀어 마지막 우승이기도 했다. 즉, 10년 넘게 무관에 시달리고 있는 리그컵을 통해서라도 우승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리그컵 2라운드에는 1라운드서 살아남은 2~4부 리그 36개팀들과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하지 않는 1부 리그(EPL) 12개 팀들이 합류해 48강 토너먼트를 벌이는 방식이다.
다만 토트넘은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 몇 수 아래 4부 리그팀들이 9개팀이 있었음에도 하필이면 맞대결 상대가 1부 리그의 풀럼이었던 것. 여기에 풀럼이 런던을 연고지로 두고 있었기 때문에 토트넘과의 묘한 라이벌 의식까지 더해져 경기가 접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실제로 토트넘은 전반 19분 선제 실점을 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풀럼의 주장 케어니가 올린 낮은 크로스가 토트넘 수비수 판 더 펜 뒷발을 맞고 방향이 굴절,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것. 뒤늦게 달려온 이반 페리시치가 공을 걷어냈으나 이미 골라인을 지나친 뒤였다.
후반 들어 전열을 재정비한 토트넘은 빠르게 동점을 만들어냈다. 후반 10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페리시치의 크로스를 히샤를리송이 헤더로 연결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특히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던 히샤를리송 입장에서는 분위기를 반전 시킬 중요한 골이었다.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정규 시간 무승부 후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에 돌입한다는 규정상 곧바로 러시안 룰렛에 돌입했다.
앞서 후반 27분 사르, 쿨루세브스키와 함께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주장답게 가장 먼저 키커로 나서 공을 매만졌다. 손흥민은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했고, 상대 골키퍼에 방향을 읽혔으나 그대로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며 성공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토트넘은 3번 키커 산체스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3-4로 뒤진 상황에서 풀럼의 마지막 키커 테테가 성공시키며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결국 난이도가 가장 낮은 리그컵을 첫 판에서 탈락한 토트넘은 무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토트넘은 올 시즌 유럽클럽대항전을 뛰지 않으며 이제 남은 대회는 프리미어리그와 FA컵 단 둘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