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경기도 의정부 호원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고 이영승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로 추정되는 인물의 신상이 온라인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인스타그램에 생성된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선생님'이라는 계정에는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페트병 사건' '고 이영승 선생님 자살 사건' 등의 문구와 함께 한 학부모 1명과 자녀 1명의 신상정보가 게재됐다.
학부모의 사진과 남학생의 졸업사진, 해당 학생의 현재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공개됐다. 이와 함께 성인이 된 해당 학생이 다니는 대학교에 찾아가 '그 학생은 학교 먹칠하지 말고 군대 가고 자퇴하길 바란다' '살인자의 아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두고 촬영한 사진도 올라와 있는 상태다.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의정부 호원 초등학교 초임교사였던 이 씨는 부임 첫 해인 2016년부터 일부 학부모 때문에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이 씨에게는 4년 넘게 아이의 치료비를 요구한 학부모, 공개 사과를 해달라는 학부모, 전화를 안 받는다며 진짜 죽은 게 맞는지 확인하겠다고 장례식장까지 찾아와 물의를 일으킨 학부모 등이 있었다.
2016년에는 이 씨가 담임을 맡은 6학년 교실에서 한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업 중 일어난 사고라서 학생 측에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2백만 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학생 측 부모는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휴직하고 군 복무 중인 이 씨에게 직접 해결하라고 했다는 것.
3년 후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해당 학생의 부모는 '2차 수술 예정'이라며 수술비 명목으로 이 씨에게 다시 연락해 돈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 씨의 동료교사는 "2020년이었는지 21년이었는지, 폭음하는 사람이 아닌데 엄청나게 폭음을 했어요"라며 "(이 씨가)'지금 또 학부모가 연락을 한다. 제가 그분하고 합의 안 할 거예요'라더라"고 말했다.
이 씨는 사망 전날 까지도 '아이를 따돌린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시켜달라'는 민원을 받았다.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는 화를 심하게 낸 후에도 교감을 만나고 직접 교실을 찾아가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괴로워하던 이 씨는 '이 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는 글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당시 그는 25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