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가결파 숙청? 정나미가 뚝 떨어져"
李 '통합 메시지'에도 친명원외 "비명 징계"
전문가 "단합 못한 당, '총선 필패' 불 보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르면 내주 쯤 당무에 복귀할 전망인 가운데,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그간 걷잡을 수 없이 불거졌던 내부분열을 봉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뒤 우선 처리할 과제로 지난달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불거졌던 당내 계파갈등 봉합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가결표를 던졌다고 추정되는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해 친명(친이재명)계가 '숙청'을 예고하는 등 날선 반응을 보인 탓이다.
그간 비명계 일각에서는 '정나미가 뚝 떨어지더라'는 등의 탄식이 해왔다.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표를 던졌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이상민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개별 의원들의 정치적 행위(체포안 표결)에 대해 매도당할 때 정나미가 뚝 떨어지고 '같이 할 수 있겠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 대표 체포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되자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원내대표와 송갑석 최고위원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음에도 친명계가 가결파 '색출'의 으름장을 멈추지 않아 당이 '심리적 분당' 상태에 직면했다. 법원에서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비명계를 '고름'으로 빗대 숙청하자는 주장이 터져나오면서 극에 달했던 내부 분열은 현재는 보궐선거 승리로 일단 수그러든 분위기다.
당 안팎에서 당무 복귀 이후 이 대표의 최우선 과제로 '통합'을 꼽는 것은 이 때문이다. '총선 전초전'으로 불렸던 이번 보궐선거에서 일단 승리했지만 실제 총선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데다, 내부 분열이 지속될 경우 악재로 작용할 것은 분명해서다. 이 대표도 보궐선거 과정에서 두 차례 '통합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보궐선거 종료 이후 제1과제는 역시 민생과 당 내부 통합"이라고 밝혔다.
다만 원외 강성 당원들은 여전히 비명계에 대한 징계를 압박하며 갈등의 재발을 예고하고 있다.
친명 원외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이제는 혁신의 시간이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해당행위자들에 대한 분명한 징계만이 진정한 당의 통합을 만들 수 있다"며 "연일 해당행위에 대한 궤변이 지속되는데 당이 아무런 조치 없이 봉합한다면 당원들의 불신만 커져 오히려 당의 통합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상민 의원은 "지금은 여전히 존재하는 갈등이라든가 복잡한 현안이 쌓여 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당의 명운이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민주당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보궐선거 승리로 한층 물 오른 지금 같은 시기에 공천 여부를 두고 '비명계 학살' 같은 불행한 단어가 총선 전 매스컴에 등장하는 상황을 가장 조심해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는 민주당의 새출발은 이 대표가 내부 분열을 선제적으로 수습한 이후부터라고 평가한 뒤, 강성 지지층에 대한 별도의 메시지도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자마자 통합의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갈라치기가 재현될 것"이라며 "단합되지 않은 당은 총선 필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두 번에 그치는 게 아닌, 끊임없는 통합의 메시지가 필요하다"며 "특히 아무리 강성 당원이라 한 들, 당의 중대한 결정까지 흔들려고 하는 원외 압박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따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