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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법카 유용 의혹에 기름 부은 김동연 지사?..."감사 결과 최대 100건, 사적 사용 의심"


입력 2023.10.19 10:43 수정 2023.10.19 14:02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김동연 경기지사, 17일 경기도 국정감사서 김혜경 법카 유용 의혹 증폭시키는 발언

상세한 수치까지 직접 말해...사실상 이재명과 선긋기?

민주당, 당혹스러움 넘어 경악 "실수가 아니라 의도 된 발언으로 봐야"

경기도 해명 자료 "김동연 지사 발언은 작년 4월 취임 전에 끝난 감사 결과 말한 것 뿐"

김동연 경기지사가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 카드 유용’ 의혹을 증폭시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민주당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경기도 측은 해명자료를 내고 "김동연 지사의 발언은 작년 4월 취임 전에 끝난 감사 결과를 말할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19일 조선일보 등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경기도 국감에서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취임 이후 법인 카드 사용에 대해 자체 감사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감사를 하고 수사 의뢰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김혜경씨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법인 카드 감사’라고만 했는데도, 김 지사는 김씨 사건을 상정하고 '수사 의뢰'까지 답변한 것이다.


이어 '감사 결과 (부정 사용은) 얼마나 나왔나'라는 질문에 김 지사는 “감사 결과 최소 61건에서 최대 100건까지 사적 사용이 의심된다”며 “그래서 업무상 횡령·배임으로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감사는 제가 취임하기 전 이미 다 이뤄졌다”고도 했다.


김 지사의 이런 발언에 민주당은 당혹스러움을 넘어 경악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법인 카드 유용 의혹을 처음 폭로한 제보자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국민의힘을 막아서는 등 의혹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같은 당 소속인 김 지사가 의혹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는 모범답안을 놔두고 직접 숫자까지 언급한 것은 분명히 김 지사의 의도된 발언"이라며 "김 지사가 이재명 대표와 확실하게 선을 긋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당 내에서는 작년 6월 지방선거 이후 김 지사가 전임자였던 이 대표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생긴 불편한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김혜경씨의 법인 카드 유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이던 시절 아내 김씨가 비서 배모씨를 시켜 초밥·샌드위치·과일 등 사적 물품을 관사나 자택으로 사 오게 하면서 경기도 법인 카드를 썼다는 것이다. 배씨는 김씨가 당 관련 인사들과 한 오찬 비용을 경기도 법인 카드로 결제한 혐의 등으로 작년 8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김씨에 대한 수사는 진행 중이다.


논란이 커지자 경기도는 18일 해명 자료를 내고, 김 지사의 발언은 작년 4월 취임 전에 끝난 감사 결과를 말한 것 뿐이라고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김 지사가 국감에서 말한 내용은 경기도 홈페이지에 이미 다 공개돼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 경기도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감사보고서에는 사건 당사자 이름은 물론 유용 건수나 금액 등 모든 정보가 비공개 처리돼 있었다. 김 지사가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사적 사용 61~100건’도 알 수 없었던 내용인 셈이다.


민주당 안에선 이번 논란 배경에 작년 지방선거 이후 계속된 김 지사와 이 대표의 껄끄러운 관계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김 지사는 작년 6월 당선 뒤 인수위 때부터 이 대표 측이 추천한 인사들을 쓰지 않았고 정책 면에서도 이 대표가 추진한 것들을 중지하거나 이름을 바꾸는 등 ‘이재명 지우기’를 진행했다. 차기 대선에 도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김 지사가 이 대표를 경쟁자로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일이 생긴 것 아니냐는 얘기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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