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與 '김포 서울 편입' 추진에 "반대" 외치면서도…여론 예의주시

"현실성 없는 포퓰리즘 정책" "지역 갈등 촉발"

비판하지만 입장 변화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0월 3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설연설을 앞두고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총선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실성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김포시 외 지역의 비토가 커질 경우 여권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여론 추이에 따라 입장을 달리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관측이다.

10월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행정구역 개편 특별법을 준비 중이다.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서울시와 경기도 어느 한 광역단체가 반대하더라도 김포시의 의지만으로도 서울시 편입이 가능해진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움직임에 김포시는 물론 다른 서울 생활권 도시들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구리·광명·하남·과천·성남·고양시 등의 편입 가능성이 여권에서 거론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KBS 방송에서 "저런 식의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 굉장히 포퓰리즘적"이라며 "제안 자체는 신중히 검토해볼만 하지만, 제안하는 방식이 너무 뜬금없고 지역 갈등을 촉발하는 방식으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김포 하나 던지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국토 전체를 두고 어떻게 할 것인가 안을 가져다주는 게 책임있는 여당 대표의 자세"라며 "미래 전략 없이 그리하면 지역 이기주의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 편입) 하느냐 마느냐로 지역이 이해관계로 갈라진다"며 "가뜩이나 사회적 통합이 중요한데 여당 대표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안을 충분한 검토 없이, 어떠한 구체적 안 없이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뉴스를 보는 순간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이 사람들은 하나도 변한 게 없구나 싶었다"면서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절차를 무시하고 그 다음 단계를 밟아갈 수 있느냐"라고 힐난했다.

고 최고위원은 "경기지사와 국회,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이런 과정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돼 있지 않다"며 "경기지사와 국회 야당을 어떻게 설득하겠다는 이야기도 없고, 심지어는 해당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들은 좋아할 것이라고 누군가 발언했던데, 그러면 서울시민들한테 한 번 주민투표를 해보라"고 꼬집었다.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K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정말 이렇게 국정 현안을 무책임하게 자꾸만 던지기식으로 여러 가지 민생 현안들을 제안하려고 한다면 정말 무책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당 지도부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대표의 주장이라면 도미노처럼 경기도가 서울로 편입되겠다"며 "경기남도와 북도의 분할을 논의 중이고 지방의 인구 소멸을 우려하고 있는데, 서울을 더 확장하겠다는 당론이라니"라고 밝혔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얘기"라며 "마음만 들뜨게 만들고 실현은 못하면 오히려 선거 때 (여권에) 안 좋은 것 아니냐. 그럼 우리한테는 호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