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텍사스, 일본 한신 등 길었던 무관 고리 끊어
정규시즌 1위 LG,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우승 도전
텍사스 레인저스 62년, 한신 타이거즈 38년. 그리고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LG는 7일 잠실구장에서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 kt 위즈와의 홈 1차전에 돌입한다.
정규시즌 86승 2무 56패(승률 0.606)를 기록한 LG는 한국시리즈에 직행,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무관 기간이 길었던 만큼 선수단은 물론 팬들 역시 우승을 염원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미디어 데이에 참석한 염경엽 감독은 이를 감안한 듯 “우리는 경험이 조금 부족하지만, 선수들의 우승을 향한 열망과 간절함을 강하게 느꼈다. 정말 준비 열심히 했다. 마지막에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팬들과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LG가 우승을 차지하면 29년 무관의 역사를 끊게 된다. LG는 MBC 청룡에서 팀명을 바꾼 첫해인 1990년 첫 우승을 차지했고, 4년 뒤인 1994년 일명 ‘신바람 야구’ 열풍을 일으키며 두 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90년대까지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었으나 2002년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을 끝으로 길고 긴 LG의 암흑기가 시작됐다. 10년 넘게 가을 야구 문턱조차 밟지 못한 LG는 대대적인 팀 개혁을 부르짖었고 보다 긴 호흡으로 선수단의 양과 질을 두텁게 하며 서서히 강팀의 면모를 갖춰나갔고, 드디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만약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면 한미일 프로야구 또한 ‘무관의 고리를 끊었다’라는 묘한 공통분모를 형성하게 된다.
실제로 가장 먼저 시즌을 마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62년 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1961년 워싱턴 세네터스로 창단한 텍사스는 11년 뒤인 1972년 지금의 연고지인 텍사스 알링턴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팀은 만년 하위권을 전전했고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의 기회를 잡았으나 각각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에 밀려 눈물을 삼켰고 62년만인 올 시즌 드디어 우승 반지를 손가락에 걸었다.
일본에서도 오랜만의 우승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간사이 지방을 대표하는 인기 구단 한신 타이거즈의 정상 등극이다.
한신은 전설적인 외국인 타자 랜디 바스가 활약하던 1985년 구단 첫 우승을 차지했고 그로부터 30년 넘게 무관의 세월을 보내다 올 시즌 비로소 도톤보리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한편,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 우승에 도달하지 못한 팀은 클리블랜드다. 클리블랜드는 1948년을 끝으로 75년간 무관이 이어지고 있으며, 샌디에이고, 밀워키, 시애틀, 콜로라도, 탬파베이는 아직 우승 경험조차 없다.
일본에서는 히로시마 도요 카프가 39년째 우승 트로피에 손이 닿지 않고 있다. 이후 4번이나 재팬시리즈에 진출했지만 그때마다 패퇴하며 아쉬움을 삼켰고 이는 LG 트윈스의 무관 기간보다 10년이나 더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