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또 '입법독주'…국민의힘 '필리버스터'로 막는다

민주당 9일 '노란봉투법' '방송3법' 처리 예고

윤재옥 "민주당의 내로남불 법안 중 하나"

尹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결국 법안 폐기 관측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9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본회의에 상정해 일방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맞선다.

민주당은 '회기 쪼개기' 전략으로 여당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계획이라, 국민의힘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기댈 수 밖에 없다. '거대야당의 법안 강행→대통령 거부권 행사→여당의 재표결 반대' 수순에 따라 '노란봉투법' '방송법' 역시 제2의 양곡관리법·간호법처럼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노란봉투법·방송3법 처리 예고에 "소수당으로서 국가와 국민에게 피해를 줄 것이 분명한 이 법안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란봉투법은 현장에서도 수 차례 많은 문제가 있었고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대표적인 민생파괴법안"이라며 "방송법 역시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국민의 방송이 아닌 자신들의 방송을 만들겠다는 속셈을 감추고 있는 법이다. 정작 민주당이 여당일 때는 추진하지 않다가 야당이 되니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하는 내로남불 법안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원내 지도부는 초·재선 의원 전원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토록 했다. 각 4개 법안에 최소 15명 이상, 1인당 3시간 이상 할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법안 소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의무적으로 발언대에 설 예정이며, 중진의원들도 참여한다.

윤 원내대표는 "4개 법안을 앞세운 의회 폭거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 당 모든 의원들이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며 "상황에 따라 중진의원들도 준비를 하고 있고, 필요한 경우 순서를 바꿔서라도 중진의원들도 적극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해 많은 의원이 참여하는 만큼, 효율적 운영을 위해 조정하는 동시에 명료하고 간결하게 국민에게 법안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압도적 다수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민주당이 끝내 힘으로 처리한다면, 국민의힘으로서는 막을 방도가 없다. 민주당은 9일부터 13일까지 5일에 걸쳐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을 24시간 단위로 끊어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회기 쪼개기' 전략으로 여당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계획이다.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결국은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민주당이 강행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표결에서 최종 부결돼 결국 폐기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총선용 표 계산'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윤 원내대표는 줄곧 민주당의 일방적 입법 강행에 대해 "정부·여당에 정치적 부담을 가하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표 계산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