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예산 정상화 전북인 총궐기대회
홍익표 "80% 삭감, 사업하지 말란 얘기"
지역구 의원들 "전북이 무엇을 잘못했나"
전북도민 5000여명(주최측 추산)과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대폭 삭감된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 반발해 국회로 총집결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새만금 예산을 원상복구하지 않을 경우 예산안 국회 통과는 절대 없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놨다.
전북도민들은 7일 오후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잼버리 책임 떠넘기기·새만금 예산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총궐기대회'를 열고 "새만금을 살려내라, 500만 전북인의 자존심을 지켜내자"며 윤석열 정부와의 정면 투쟁을 결기했다.
이날 궐기대회는 정부가 새만금 신공항·항만·철도 등 주요 SOC 사업 예산에 대해 부처 요구액인 6626억원 대비 78% 삭감된 1479억원만 반영한데 대한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앞서 정부·여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 전 세수 결손 문제와 국가 부채가 폭증한 상황을 고려해 긴축 재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재정 허리띠를 졸라매고, 예산 집행 효율화에 집중하기 위해 새만금 SOC 예산을 삭감한 이유다.
민주당은 정면 반발하며 새만금 예산의 복원을 위해 정부와 정면 투쟁을 예고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북도민들 앞에 서서 "정부가 단순히 새만금 사업 예산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통상 국가재정법상 10~15% 삭감을 한 다음,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삭감된 예산을 다시 회복해주는 논리를 편다"며 "이렇게 80%까지 깎아버리는 건 듣도 보도 못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만금 예산 80% 삭감은 그냥 사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게 경고한다. 전북도민 그리고 민주당과 싸우겠다는 건지 아니면 대화하겠다는 건지 새만금 예산(의 복원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예결위 간사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이번 새만금 (예산 삭감) 문제는 3가지 원칙에서 전북도민과 민주당이 함께 싸워야한다"고 운을 떼며 "정부는 새만금사업법 정면 위반, 새만금 예산 핀셋 삭감으로 인한 지역 불균형 문제, 지역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를 자행했다. 국가균형발전을 멈추는 이번 행태야 말로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새로운 미래가 펼쳐지는 새만금이 성장통을 앓고 있다. 도민과 함께 이겨낼 것"이라며 "의연하고 당당하게 무소의 뿔처럼 한 발 한 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전북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도 차례로 나서 삭감된 새만금 사업 예산의 원상복구를 촉구했다.
한병도 의원은 "대체 우리 전북이 무엇을 잘못했으며, 잼버리 파행 사태와 새만금 예산 삭감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난 5~6월에 정부가 새만금 예산을 승인했었는데, 잼버리 파행 이후 예산을 모조리 삭감했다. 이것이 잼버리 파행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증거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김성주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치졸한 정치 보복에 항의하고 무자비한 새만금 예산 삭감에 온몸으로 저항하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며 "새만금 사업은 명백히 국가사업이고, 전북도민들의 열망이 깃든 사업이며 분명히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영대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새만금 예산이라는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벌여놓아서 전북도민들이 지금 고향에서 일해야할 시간에 국회에 모였다"며 "12월 마지막 예산 통과를 위한 국회의장의 의사봉이 두드려질 때까지 잠시도 방심하지 않고, 함께 힘을 모아서 나아간다면 반드시 (새만금 예산이) 복원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원택 의원은 "잼버리 파행 원인을 전북으로, 새만금으로 덤터기를 씌우는 정부·여당의 행태를 보면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여당은 이 모든 사태를 전북에 전가하고, 전북도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언사와 행동과 망발을 일삼았다. 반드시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총궐기대회는 전북 10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새만금 국가사업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비상대책회의'와 전북도의회,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인천·경기 전북도민총연합회, 새만금 정상화 재경전북인 14개 시·군 비상회 등 5개 단체가 공동주최했다.
민주당에서는 김성주·신영대·한병도 의원 등 전북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 등이 참석했다. 또 6선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4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전북 출신 원로들도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