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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계양 출마설…이재명과 '미니 대선' 성사되나


입력 2023.11.21 02:30 수정 2023.11.21 06:37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국토부 잔류 대신 총선 출마 가닥

계양을 출마 의견에 "긍정적 반응"

'대장동 일타강사' 출신 맞춤 저격수

맞대결 시 전체 총선 판도에 영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데일리안 DB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이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원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니 대선급 매치가 성사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원 장관은 총선과 관련해 주변 측근들에게 "필요한 역할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참패 이후 국민의힘의 총선 패배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토부에 잔류하기보다는 당에 복귀해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출마 지역구로 민주당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도전해야 한다는 측근들의 제안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원 장관의 계양을 출마가 성사된다면, 전체 선거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은 물론이고, 험지 출마 솔선수범을 통해 소강상태에 빠진 혁신위의 '친윤·중진 용퇴론'에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원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은 이전부터 꾸준히 나왔다. 현 거주지인 서울 동작구를 비롯해 양천구, 종로구, 마포구 등 다수의 지역도 거론됐다. 최근에는 국토부 장관으로서 '노후 신도시 재생 로드맵'을 구축한 뒤 국회에서 마무리를 짓는 차원에서 경기도 고양 출마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3선 국회의원에 재선 제주도지사를 역임한 원 장관에서 단순히 배지를 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보다 정치적으로 큰 도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이자 이 대표가 버티고 있는 인천 계양을 출마설이 나온 배경이다.


무엇보다 이 대표 '저격수'로 원 장관이 적임자라는 평가에는 큰 이견이 없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원 장관은 복잡하고 난해했던 대장동 의혹의 주요 내용과 혐의점들을 일목요연하게 국민들에게 설명해 '대장동 일타강사'라는 칭호를 얻은 바 있다. '양평 고속도로 김건희 특혜 의혹' 국면에서도 "민주당 간판 걸고 한판 붙자"며 이 대표를 향해 일대일 토론도 제안했었다.


또한 원 장관의 중도·온건 이미지는 민주당 강경파의 비호를 받는 이 대표와 구도상 대비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장관직을 수행하며 다소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 주목 받았지만, 사실 원 장관의 정치적 입지를 규정해왔던 단어는 '중도·온건·소장파'였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일반적으로 정치인의 성장 과정은 코어 지지층을 확보한 뒤 중도·외연을 확장하는 방식이지만, 원희룡은 반대로 중도층 소구력을 갖춘 뒤 보수층으로 나아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중도층의 호응을 받고 정통 보수 지지층까지 결집시킬 수 있다면, '20년째 소장파'라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현시점에서 미니 대선급 맞대결이 성사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당장 원 장관이 출마를 결단하더라도 이 대표가 재선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희생' 차원에서 이 대표의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이 같은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동시에 이 대표 보호 차원에서 불출마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기득권 내려놓기' '총선 지휘' 등의 명분을 내세워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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