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 "이원석 검찰총장 '날 탄핵하라' 발언, 탄핵하지 말아 달라로 들려"
"국민들이 문제 있다고 말하면 '새겨 듣겠다' 정도로 말 했어야"
"검찰개혁 성공했다면 무도한 검찰 정권 생기지 않았으리라 확신"
"현재 5건 수사·재판·징계 받고 있기에 다른 것 할 수는 없어"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에서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지낸 이성윤(61)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 추진에 반발한 이원석 검찰총장을 비판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연구위원은 전날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책 '꽃은 무죄다' 출판기념회에서 이 총장을 겨냥해 "검사들이 조직 구성원을 감싸는 것이 마치 리더십이라고 생각하는 듯한데 지금은 그런 게 통하는 세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밖에 나와서 후배들 비판하는 것은 제가 좀 쪼잔해 보이긴 한다"면서도 "이원석 총장이 '탄핵하려면 차라리 날 탄핵하라'고 했는데 저는 그 말이 '나는 탄핵하지 말아 주세요'로 들리더라"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연구위원은 사법연수원 23기로 연수원 27기인 이 총장보다 4기수 선배다.
이 연구위원은 "국민들이 문제 있다고 말하면 마땅히 '우리 조직에 문제가 있는지, 또 살필 부분이 있는지 새겨듣겠습니다' 정도로 말을 해야지, 이렇게 말을 하니까 오히려 검찰 신뢰가 추락하는 거 아닌가"라고도 말했다.
그는 '왜 검찰이 국민들 겁을 주느냐'는 개그맨 서승만씨의 질문에는 "(원인으로) 윤석열과 윤석열 사단을 얘기하는데 그건 인적 청산의 문제"라면서 "검찰개혁이 성공했다면 이런 무도한 검찰 정권은 안 생겼을 것이라 확신한다. 제도적인 근본 개혁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저는 5건의 수사·재판·징계를 받고 있다. 있는 걸 마무리해야 해서 다른 것을 할 수는 없다"며 "공무원으로서 맡은바 본분을 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이 연구위원의 총선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조국·추미애·박상기 전 장관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조 전 장관은 "이성윤은 술을 한 방울도 못 먹는다. 각종 음주 가무를 멀리하는 대신 기도에 철저한 분"이라면서 "통상적 검사의 대표인 윤석열 대통령하고는 모든 면에서 반대일 수밖에 없다. 검찰 조직 내에서 얼마나 미워했겠나"라고 이 연구위원을 평가했다.
추 전 장관은 "만약 저에게 추천할 기회가 있다면 이분이 검찰총장 한번 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만 이런 생각을 했으면 저를 핍박하고 끝냈을 건데, 법조계 후배들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분을 검찰총장 못되게 하려고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