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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상도 낙서해라" 신원미상 그 놈, 또 지시했었다


입력 2023.12.21 21:50 수정 2023.12.21 21:51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10대 남녀에게 '경복궁 담벼락 낙서 테러'를 지시한 배후자가 경복궁뿐만 아니라 광화문 앞의 세종대왕상에도 낙서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재청 작업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편 담장에 칠해진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21일 채널A 단독보도에 따르면 임 모(17)군과 김 모(16)양에게 낙서를 지시한 배후자 A씨는 경복궁 담벼락 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상에도 낙서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날(20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오후 7시 30분쯤까지 6시간가량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임 군과 김 양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경복궁에 이어 세종대왕상에도 낙서를 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들은 지난 16일 오전 1시 42분쯤 경복궁 영추문 인근과 국립고궁박물관 담벼락 등 3곳에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등을 적은 혐의를 받는다.


자신을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관계자라고 소개한 신원미상의 배후자 A씨는 임 군과 지난 11일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처음 접촉했다.


본인을 '이 팀장'으로 불러달라고 한 A씨는 임 군에게 스마트폰 지도 앱을 캡처해 낙서를 할 구역을 포함해 택시를 내릴 곳 등의 구체적인 이동 동선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새벽 1시에 거주지인 경기 수원에서 출발해 2시께부터 범행을 하라며 범행 시간까지 정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과정 내내 임 군과 실시간으로 연락하며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것.


임 군과 김 양은 실제 세종대왕상 근처까지 이동했으나 경찰이 많고 경비가 삼엄하다며 세종대왕상 낙서는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임 군과 김 양은 A씨가 지목한 서울경찰청으로 이동해 낙서한 뒤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한 뒤 사흘 만에 경찰에 붙잡힌 10대 남녀 피의자들의 모습. ⓒ연합뉴스

앞서 A씨는 텔레그램에 '일하실 분, 300만원 드린다'는 글을 올렸고, 임 군은 이 글을 보고 A씨에게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임 군과 김 양이 범행을 마치자 '수원 어딘가에 550만원을 숨겨놓겠다'고 한 뒤 연락을 끊었다가 수사가 시작되자 '망한 것 같다. 도망다녀라'라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임 군과 함께 체포된 김 양에 대해선 범죄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이날 오전 0시쯤 석방했다. 김 양은 임 군과 범행을 계획하고 동행했지만 직접 낙서에 가담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착수금을 입금한 계좌와 텔레그램 계정 등을 통해 A씨를 추적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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