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백범 김구 증손자 김용만 '인재 8호'로 영입
이재명 캠프 활동 이력…당내선 "인재풀 협소 방증"
총선 영입인재 8호로 발표된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가 지난 대통령선거 기간에도 이재명 대표에 의해 영입된 '청년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인물을 두 차례나 '영입 인재'로 발표하는 건 이례적인 것으로, 당내에서는 "얼마나 영입할 사람이 없었으면 인재를 '재탕'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인재위원회는 17일 김 이사를 인재 8호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지난 15일 8호 인재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일정에 맞춰 시기를 연기했다. 흉기 피습 이후 15일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가 직접 인재영입식을 주재했다.
김 이사는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로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학창시절을 보내고 조지워싱턴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미국 영주권을 충분히 신청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귀국해 공군 학사장교 125기로 임관해 군 복무를 수행했다.
그의 가족은 3대가 현역으로 복무한 병역명문가다. 조부인 김신(공군학사 2기)씨는 제6대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했고 부친 김양(공군학사 70기)씨는 국가보훈처장을 지냈다. 병무청은 백범 김구 선생의 광복군 창설까지 인정하고 4대가 국방에 헌신한 김 이사의 가족에게 2014년 병역명문가 특별상을 시상했다.
김 이사는 현재 방산업체 LIG넥스원에 입사해 재직 중이다. 그는 서울시 광복 7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 3.1운동·임시정부 100주년 사업 시민위원단장 등을 지내 독립정신 함양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김 이사에 대해 "누군가의 증손자라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같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이기에 의미있다"며 "민주당 안에서 김구 선생의 뜻을 이어서 진정으로 자유 독립의 통일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가) 이번 총선에서도 큰 역할을 해주셔야 하는데 이번 총선의 의미가 참 남다르다. 퇴행하는 정권의 명백한 잘못을 분명히 문책해야 한다"며 "(선거를 통해) 심판해서 잘못된 방향을 수정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제대로 된 대리인으로 일하도록 정신차리게 하는 게 우리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이사가 지난 대선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에 의해 영입된 '청년 인재'였다는 점에서, 인재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김 이사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역사정명특별위원회 위원장, 대선 이후에는 역사정의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3·1절 집중유세에 참여해 이 대표 지지를 호소한 바 있고, '예비역 장병·유공자 후손·참전용사 등 7만명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 참여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영입인재로 두 번이나 같은 사람이 소개되는 건 처음 본다"며 "이미지 메이킹에 실패했거나, 영입할 인재가 없거나 둘 중 하나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인재풀이 협소하다는 방증"이라며 "이러다 같은 사람을 매 선거마다 재탕 삼탕하겠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