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金 명품백 수수 의혹 '털고 가야 한다' 목소리 커지자
대통령실 "김 여사 선친과 인연 앞세워 의도적 접근 후 불법 촬영"
4·10 총선이 다가올수록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털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의 대응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아직 최종적으로 의견이 모아진 뚜렷한 대응책은 마련되지 않은 모습이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관련 의혹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했지만, 19일부턴 "(김 여사에게 가방을 전달하며 몰라카메라로 촬영한 최재영 목사는) 김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아니지만, 작년 11월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를 통해 김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의혹이 공개된 이후 사실상 첫 입장을 낸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재작년에 재미교포 목사가 김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내세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며 "미리 물품을 구입하고 물품을 구입 과정을 사전에 녹화하는 등 치밀하게 기획해 영부인을 불법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모든 선물은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보관된다"고 했다.
이처럼 대통령실이 첫 입장을 낸 데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발언 수위가 달라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취임 전인 작년 12월 국회에선 "몰카 공작이라는 건 맞지 않느냐"고 했지만, 18일엔 "기본적으로 함정 몰카지만, 국민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고 했다. 19일엔 "그 이슈에 관한 저의 입장은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씀 드렸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갈등설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니까 갈등이라고 할 만한 건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윤재옥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관련 의혹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반면 관련 의혹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논란을 더욱 부각 시킬 수 있는 만큼 애초부터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대통령실 내부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