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방송사 대담 유력 거론 중
대통령실 "아직 어떤 결정도 안 내려"
尹, 이르면 30일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설 연휴 전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 등에 대한 입장 표명에 나설지 주목된다. 공영방송사인 KBS와 대담 자리를 갖고 신년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히면서 김 여사 관련 논란에 관해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방식이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최종 결정된 방안은 없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가르마를 타줘야 본격적으로 준비에 들어갈 수 있는데,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논란이 '몰카 정치공작'이지만, 정권의 명운을 가를 4·10 총선 정국과 국정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한 번은 국민에게 논란의 경위를 설명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데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입장 표명 방식과 시점, 메시지 수위 등 사실상 윤 대통령의 최종 결단만 남은 상황"이라고 했다.
만약 윤 대통령이 직접 설명에 나선다면, 이번 논란이 벌어진 과정을 설명하면서 김 여사는 '몰카 공작'의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같은 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 보완 장치도 제시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부 대통령실 참모들은 "제2부속실 설치 등에 대한 여론 형성은 아직 설익은 상태"라며 국민 여론을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르면 오는 30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안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 의결 후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안을 재가하면, 취임 후 5번째 거부권 행사가 된다. 개별 법안으로 보면 9건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다음 달 초 임시국무회의를 열어서 처리할 수도 있겠지만, 30일 국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의요구안이 의결되면, 그날 대통령께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거부권 행사와는 별개로 국민 여론을 감안해 조만간 이태원 참사 희생자·유가족 등에 대한 배상·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정부로 이송됐다. 국회를 통과한 법률은 정부로 이송된 날부터 15일 이내에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해야해야 하는 만큼, 거부권 행사 시한은 내달 3일까지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간 법안을 다시 통과시키려면 재적 의원 절반 이상의 출석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