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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민주당이 인천 땅을 더럽혔다"…이낙연, '이재명 지역구' 인근서 野 정조준


입력 2024.02.03 00:20 수정 2024.02.03 07:27        데일리안 인천 =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새로운미래, 인천 계양구서 인천시당 창당대회 개최

'돈봉투 의혹' '李 방탄' 거론하며 "따끔한 맛 보여줘야"

이낙연, 인천 민심에 호소…"정권심판 우리가 하겠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인재위원장이 2일 오후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인천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의 민심은 주요 선거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인천에서 승리한 정당이 전체 총선 판세에서도 승기를 잡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1대 총선이 대표적이다. 인천 전체 13개 지역구 중 더불어민주당이 11석,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이 1석, 무소속이 1석을 얻었다. 민주당에 압도적으로 쏠린 인천 민심처럼 민주당은 전국에서 163석을 차지해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인천 민심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오리무중이다. 이재명 대표는 물론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이 모두 '인천 정치인'이어서다. 그런 인천 민심을 제3지대가 파고들고 있다.


이낙연 인재위원장이 주축이 된 '새로운미래'가 민주당 탈당파 3인(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의 '미래대연합'과 합당을 이틀 앞둔 2일 인천에서 인천시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장소는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가 속한 계양구였다. 이낙연 위원장과 이석현·서효영·신정현 공동창당준비위원장, 당원·지지자 등 150여 명의 참석 속에 열린 새로운미래의 인천시당 창당대회는 민주당 성토의 장이었다.


연단에 오른 이낙연 위원장은 먼저 "인천 시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우리가 몸 담았던 민주당이 시민 여러분 마음에 깊은 상처를 드렸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돈봉투 받고 지역구 제 맘대로 바꿔치기해서 어디 이상한 데 가서 출마했다가 떨어지고, 또 이상한 사람 보내고 인천 땅을 더럽힌 짓들"이라며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그런 정치를 한 집단에 대해 따끔한 맛을 보여야만 그들이 정신을 차린다"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위원장은 민주당을 탈당한 이유에 대해 "민주당을 지키고 싶어서 그때는 민주당에 남았고, 이번에는 민주당을 지키고 싶어서 민주당을 나왔다"라며 "지금의 민주당은 우리가 사랑했던 그리고 우리가 자랑스러워했던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가 이미 죽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으로부터, 국가로부터 그렇게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 국가가 잘못돼 가는 것, 민주당이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가만히 있다면 그것은 배신"이라며 "나라가 망가지는 것, 민주당이 엉터리가 되는 것, 이걸 앉아서 볼 수 없기 때문에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 험한 길로 나섰다"라고 덧붙였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인재위원장이 2일 오후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인천시당 창당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가수 김수희의 '애모'를 개사해 "'검사 앞에만 가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이게 민주당의 당가(黨歌)"라며 "그런 사람들이 검찰공화국에서 큰소리를 칠 수가 없다. 검찰공화국에서 큰소리 치려면 우리는 모두 검사 앞에서도 작아지지 말아야 한다. 꿀릴 것 없는 당당한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권을 심판하고 견제할 의사도 처지도 아니다. 그들(여야)은 서로 견제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짝짜꿍이다. 짝짜꿍을 하다못해 비례대표까지 둘이 나눠 먹자고 지금 합작을 하고 있다"면서 "여러분 같으면 밥 한 그릇 나눠 먹는 사이를 심판하겠느냐. 그들은 동반자고 공범 관계다. 그들이 짝짜꿍이 돼서 하지 못하는 정권에 대한 심판과 견제를 우리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대한민국이 침몰로 가지 않게, 흐름을 되돌려야 할 마지막 기로에서 이 가시밭길에 나섰고 이제 상처받은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드리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미래에 참여하는 분들이 그들보다 훨씬 깨끗하게, 민주당이 못하고 있는 정권 심판과 견제를 우리가 당당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현 공동창당위원장도 "언뜻 보면 여야가 싸우는 것 같은데, 잘 보면 적대적 공생을 하고 있다. 선거제도 민주당도 병립형을 하려고 하고 국민의힘도 똑같고 그런 점에서는 서로 간에 싸울 일이 없다"며 "거대 양당은 공감 능력이 없다. 국민이 고통스러워하고 신음할 때 그 고통을 나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아픔을 함께하는 그런 능력이 거대 양당엔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슬퍼하면서, 살 길을 열어주고 어떻게 하면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겠나, 희망과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함께 울고 웃는 신당을 만들어야 된다"며 "인천 바닥이 뒤집어지도록 우리 모두 하나로 단결해서 4월 총선에 승리하고, 정권교체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인천에서부터 일으키자"라고 힘줘 말했다.


2일 오후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인천시당 창당대회에서 이낙연 인재위원장과 이석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와 당원들이 만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미래의 인천시당 창당대회에선 미래대연합과의 합당 후 당명이 '개혁미래당'으로 확정되는 걸 반대하는 지지자들의 피켓팅이 있었다. 지지자들은 행사장 건물 1층부터, 행사가 열리는 3층까지 '의견 수렴 당명 철회' '이의있습니다 공모를 통한 당명 결정 이행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당 지도부를 향해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지지자들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당명 철회하라"고 소리쳤고, 이를 들은 한 지지자는 "새로운미래 당명 깃발 아래 모인 사람들이다. 여기서 깃발 위치 바꾸는 사람들 뭐냐. 창당 방해하려는 것이냐"라고 맞대응했다.


한편 새로운미래는 오는 4일 미래대연합과 합당한다. 합당 후의 당명은 가칭으로 사용했던 '개혁미래당'으로 확정됐다. 개혁미래당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향후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밝힐 예정이다.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는 이낙연 위원장의 총선 출마 여부는 중앙당 창당 이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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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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