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 계약 공식발표
한화 레전드 송진우가 세운 최고령 투수 기록 경신 가능
샐러리캡 피하기 위한 일종의 변칙 성격도 담겨
류현진(37)이 12년 만에 친정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던진다.
한화는 22일 “류현진과 계약기간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잔여 계약을 파기하고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이 될 수 있는 옵트아웃도 포함된 계약이다. 세부적인 옵트아웃 내용은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한화와 류현진재단은 양해각서(MOU)를 체결,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을 공동 진행하기로 했다. 류현진과 가까운 사이로 1년이라도 빨리 류현진의 한화 복귀를 꾀했던 손혁 단장을 비롯한 한화 구단이 총력을 다해 이끌어낸 결과물이다.
류현진은 계약 후 한화 구단을 통해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한화 이글스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 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류현진 말대로 KBO리그 역대 최고 대우다. 종전 최고액은 2022시즌 뒤 포수 양의지가 두산 베어스와 FA 계약을 맺을 때 기록한 152억원(4+2년). 총액은 놀라울 것이 없지만, 계약기간이 무려 8년이라는 것은 눈에 띈다.
8년 후면 류현진 나이는 44세다.
이에 대해 한화 구단은 ‘상징성’을 말했다. 구단 측은 “이번 계약은 KBO리그 새 역사라는 의미가 녹아 있다”며 “류현진이 계약 기간 현역 생활을 하면 한화 레전드 송진우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세운다”고 말했다.
44세까지 공을 던지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화의 레전드 중 하나인 송진우 감독은 43세 7개월 7일의 기록으로 최고령 투수 신기록을 세웠다. 삼성 라이온즈의 마무리 오승환도 43세가 되는 2025년까지 계약했다. 구위와 힘을 앞세운 송진우-오승환과 달리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과 정교한 제구로 승부하는 유형의 투수다.
KBO리그에서 적용하고 있는 샐러리캡(연봉총상한제)를 의식해 지급 기간을 늘리는 일종의 ‘변칙’이라는 해석도 있다. 2024년 샐러리캡 상한액은 114억2638만원이다.
한화는 지난해 기준 상위 40명의 연봉 총액이 85억3100만원. 상한액까지 28억 이상의 여유가 있었는데 40억원 이상(류현진 4년 계약 시)의 추가연봉이 들어오면 샐러리캡 기준을 초과해 제재금을 납부해야 한다.
4년 아닌 8년으로 계약기간을 늘리면 평균 연봉은 21억2500만원까지 크게 줄일 수 있다. 평균 연봉을 낮추면서 샐러리캡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류현진도 손혁 단장과의 대화에서 샐러리캡에 대한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