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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의원은 왜 "이재명 거짓말하고 있다" 했을까? [법조계에 물어보니 360]


입력 2024.02.27 05:12 수정 2024.02.27 11:07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이수진, 22일 민주당 탈당하며…"백현동 판결 보면 이재명이 국민 상대로 거짓말한다는 생각"

법조계 "판결문 전체적 취지 보면…'김인섭-정진상-이재명' 연결구조"

"김인섭과 이재명 과거 관계에 대해서도 소상히 적혀 있어…법원, 특수관계 인정"

"이재명, 백현동 사업 당시 김인섭과 연락 안 된다고 했지만…판사 보기에는 그 당시에도 지인"

이수진 의원이 지난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선언을 하기 직전 눈물을 훔치고 있다.ⓒ뉴시스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지역구로 지정돼 사실상 공천이 배제된 서울 동작구을 이수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백현동 판결을 보면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판결문의 전체 취지를 보면 '김인섭-정진상-이재명'의 연결구조로 돼 있다"며 "특히 판사는 두 사람이 백현동 사업 시절에도 지인이고 김 씨가 대외적으로도 이 대표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였기에 로비스트로서 돈을 수령할 수 있었다고 본 듯하다. 그래서 이 의원이 거짓말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22일 이 대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강조하고 "그 판결문에 의하면 총선을 이끌어야 할 당대표의 결과가 너무나 보여서 서울 총선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판결문은 백현동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이달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63억5000여만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1심 판결문을 말한다.


이 대표 역시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 특혜를 몰아줘 1356억원의 이익을 독차지하게 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뉴시스

선고 당시 재판부는 "김 씨는 오래전부터 이재명, 정진상과 정치적 교분을 형성했다"며 "이재명 성남시장의 초선 및 재선에 기여하면서 이재명, 정진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공무원들도 이재명, 정진상의 특수관계에 대해 잘 알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로지 지방 정치인과 성남시 공무원과의 친분만을 이용해 각종 인허가 사업에 적극적으로 알선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70억원이 넘는 거액을 수수했다"고 강조했다.


판결문에는 김 씨가 이 대표와 2005년 시민 운동을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재판부는 또 김 씨가 2010년 개인 비용을 들여 여론조사까지 의뢰하는 등 다섯 차례 선거에서 이 대표를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가 2022년 2월 대선 TV 토론에서 김 씨와의 관계에 대해 "(백현동 사업은) 한참 후 벌어진 일이고 김 씨는 저와는 연락도 안 되는 사람"이라고 대답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와 관려해 김도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샘)는 "판결문의 전체적인 취지를 보면 일단 '김인섭-정진상-이재명'의 연결구조로 돼 있고, 특히 김 씨와 이 대표의 과거 관계에 대해서도 소상히 적혀 있다"며 "실제 김 씨가 정진상을 통해 알선 청탁을 했고, 이로 인해 김 씨가 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이도 이 대표가 시장으로 있던 성남시의 각종 부동산 개발사업 및 인허가,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했다는 점에서 이 의원은 법원이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그리고 김 씨의 특수관계를 인정했다고 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수정 변호사(법률사무소 수정)는 "이 대표는 과거 '김 씨와 한참 전 지인이고, 백현동 사업 당시에는 연락도 안 되는 사이'라고 한 바 있다"며 "판사는 두 사람이 백현동 사업 시절에도 지인이고, 김 씨가 대외적으로도 이 대표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였기에 로비스트로서 돈을 수령할 수 있었다고 본 듯하다. 그래서 거짓말이라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김 씨와 이 대표의 관계가 오래된 점과 역할이 구체적이고 관련자들의 진술 등에 의해 인정된 점 등을 근거로 이 의원은 이 대표가 거짓말을 했다고 보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식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는 "이 대표가 김 씨와 연락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판결문을 읽어보면 연락이 안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든다"며 "전혀 모르는 사이가 아니고 상당히 밀접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 그 부분이 거짓말인 거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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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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