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첨' 논란 안귀령 전략공천 지역 반발
일방적 낙하산에 핵심 당원 잇단 이탈
"도봉구 와본 적은 있나"…연고 전무
김어준 등 친야 강성 유튜버가 배후?
서울 도봉갑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회의 핵심 당원들이 잇따라 탈당 의사를 밝히는 등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의 전략공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연고도 없는 인물을 지역의 여론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꽂아 넣은 데 대한 반발 차원이다. 특히 안 후보는 배우 차은우 씨보다 이재명 대표가 더 잘생겼다는 '아첨'성 발언으로 '민주당의 새로운 공천 기준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26일 더불어민주당 도봉갑 지역 정가에 따르면, 안 후보의 공천이 확정된 지난 23일 이후 주말을 거치며 탈당 의사를 밝힌 핵심 당원들의 수가 30명에 달했다. 이들은 지역위원회를 꾸려나가는 데 핵심 조력자들이라는 점에서 동요가 컸다. 이날도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역위 관계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했지만, 중앙당을 향한 성토만 가득했다고 한다.
도봉갑 지역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도봉구에 한 번이라도 와봤던 적이 있을지 의문인 분을 중앙당이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천해서 내려보내면 우리는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냐"며 "울며 겨자 먹기로 당원들이야 중앙당의 뜻을 따른다고 해도,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도봉구민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다"고 했다.
이에 앞서 도봉갑 출마를 준비했던 이동진 전 도봉구청장도 페이스북에 "도봉구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후보를 일방적으로 내리꽂는 전략공천 방식에 속수무책"이라며 "'후보는 우리가 결정할 테니 너희는 표나 찍어라'는 오만한 모습으로 비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면 결과를 납득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실제 안 후보는 경북 경주 출생으로 울산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으며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대문갑 공천설이 흘러나왔던 것은 이화여대 졸업과 무관치 않다. 그런데 갑작스레 도봉갑으로 사실상 낙하산 공천이 되며 당 안팎에서 '뜬금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안 후보는 '도봉구와 인연'을 묻는 질문에 "특별한 연고는 없고 관련된 내용은 차차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면서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의 처신도 논란이 됐다. 지역에 사전 양해나 설명도 하지 않았고 나흘이나 지나서야 측근을 통해 연락을 해왔다는 점에서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이런 경우 전략공천이 확정되더라도 발표를 늦추고 사전에 현역 의원 또는 지역위원장, 시·구 의원 등 지역 관계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게 일반적인데 정지작업은커녕 공천 발표 이후 며칠이 지나도록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재명 대표 같은 윗선에만 잘 보이면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의 실패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외부에서 젊은 인재들을 영입해 시·구의원에 공천하라는 당의 방침에 따라 시의원 한 명과 구의원 두 명을 공천했으나 지역 연고로 무장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전원 낙선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영입한 후보 대부분이 낙선 직후 지역을 떠나버려 당원들의 상처가 컸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안 후보 공천 배경에 김어준·이동형 등 강성 친명 유튜버들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안 후보는 2023년 9월부터 '이동형의 더 워룸' MC를 맡고 있고, 또 김어준 유튜브 채널에 고정 출연 중이다. 지난해부터 해당 방송에서는 '도봉갑에는 젊은 여성이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가 회자됐었다고 한다.
도봉갑 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송영길을 서울시장으로 출마시키고 이재명이 인천 계양에서 배지를 다는 '그들만의 구상'으로 민주당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느냐"며 "자기들의 뜻대로 공천이 이뤄지니 정치 효능감도 있고 유튜브 방송도 흥행할지 모르겠으나 민주당과 정치는 퇴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