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김영주 탈당에 '영등포갑' 격전지 급부상…채현일 맞설 본선 대진은? [서울 바로미터 이곳 ⑰]


입력 2024.02.28 06:00 수정 2024.02.28 06:00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이재명 사당화' 공천 파동 중심에

민주당 후보 확정, 국민의힘은 '미정'

'탈당' 김영주 거취에 정치권 관심 집중

더불어민주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에 전략공천된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과 민주당을 탈당한 해당 지역구 현역 김영주 무소속 의원ⓒ페이스북

서울 영등포갑이 4·10 총선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이 계속되면서 민주당 소속 현역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탈당, 지역구 총선 판세는 예측불가한 영역에 들어갔다.


지난 26일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인사이자 영등포구청장을 지낸 채현일 후보를 영등포갑에 전략공천했다. 채현일 후보가 어느 후보와 맞붙게 될지 여야 대진표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김 부의장은 민주당 외 정당에서 영등포갑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민주당 후보'와 '민주당 출신 후보'가 야세(野勢)가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영등포갑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돼, 결과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등포갑은 원도심 위주의 지역구로 영등포본동·영등포동·당산1~2동·도림동·문래동·양평1~2동·신길3동을 포함하고 있다. 그동안 영등포갑은 국회의사당이 자리하고 있어 정치적인 상징성이 컸던 옆 지역구 '영등포을'에 비해 큰 존재감을 발휘하진 못했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 내 상황이 급변하며 영등포갑 여야 대진과 제3지대 후보들의 진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K(정세균)계 4선 중진 김영주 부의장으로선 자존심을 건 수성전이 불가피하다. 표면적으론 이재명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대리전으로도 받아들여지는 양상이다. 김 부의장 측은 영등포갑 지역구 출마 의지를 거듭 피력하면서도 "무소속 출마는 아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총선이 40여 일 남은 현재까지도 영등포갑 공천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영등포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던 문병호 전 의원은 탈당해 '개혁신당'에 합류한 상태다. 현재 국민의힘은 무소속이 된 김 부의장을 영입하는데 공을 들이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부의장과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부의장에게 입당 제안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중이다. 김 부의장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음에 따라, 지난 20일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를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다만 SK계인 김 부의장이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나서기는 부담이라 장고가 지속되고 있다.


김 부의장은 민주당 내 대표적 SK계 인사이며, 정세균 전 총리는 현재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에서 사실상 분당한 제3지대 '새로운미래'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노선을 택하고 있다. 제3의 선택지까지 있다 보니, 김 부의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둘러싼 정치권 내 설왕설래도 상당한 상황이다.


한때 영등포갑은 보수정당과 민주당후보가 승패를 번갈아 주고받으며 스윙보터 지역구로 꼽히기도 했다. 2000년대 중후반인 17~18대 총선에서는 고진화·전여옥 등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연속으로 당선됐고, 19대부터 21대 총선까지는 민주당 소속이었던 비례대표 출신 김영주 의원이 내리 승리했다.


김 부의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장관이자 실업농구선수, 금융통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로 강점인 '인지도'에 더해 지역과 밀착한 민생 공약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이를 통해 19대~21대에 걸쳐 영등포갑에서 내리 3연승을 기록, 4선 고지 등정에 성공해 지역에 깊게 뿌리를 내렸다. 이런 김 부의장의 5선 도전 의지 표명은 지난해 12월 권노갑민주당 상임고문, 정세균 전 총리 등 야권 원로들이 총집결한 출판기념회에서 다룬 저서명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저서의 이름은 '나의 생활정치 중간결산기'였다.


앞서 영등포갑 공천을 확정 지은 채현일 후보의 경우 국회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 바닥부터 정치를 경험한 인물로 '추진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2018년부터 4년간 영등포구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구청장으로 일할 당시에는 영등구의 3대 숙원사업인 불법노점 정비와 성매매 집결지 철거, 쪽방촌 재개발 사업 등 성과를 냈다. 국회에 입성해서는 정권 심판 등 정치 혁신을 실현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채 후보는 민주당 공천 확정 직후 "하나 된 강한 민주당으로 총선에서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교두보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과 함께, 새로운 정치혁신에 혼신을 다하겠다"며 "탁 트인 영등포를 해낸 저력과 실력으로 '새로운 영등포, 으뜸도시 영등포'를 만드는데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27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야권에선 이미 민주당 전략공천을 받은 채현일 후보를 포함해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영등포갑 예비후보로 등록돼 있다. 국민의힘에선 김기남 책임당원협의회 수석부회장, 하종대 전 한국정책방송원 원장, 신종기 전 선대본 조직본부 시민사회 서울시위원회 특보, 김명수 재정금융분과위원장 등이 지역구에서 활동 중이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1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