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분열·탈당에도 침묵…"벙어리 폭군" 뒷말도
"연산군" 비유까지…민주당, 총선 전 분열 증폭
"이재명은 벙어리 폭군."
총선을 40여일 앞둔 가운데 최근 사석에서 만난 민주당 관계자의 말이다.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당내 공천, 나아가 '이재명 사천(私薦)' 논란이 증폭되고 있지만, 이 대표가 입을 꾹 닫은 채(입꾹닫) 마이동풍 행태를 지속하자 터져나온 분노다.
이처럼 민주당 한 귀퉁이에 숨은 이재명 체제에 대한 분노와 이 대표의 '입꾹닫' 기조의 연속성은 40년 몸 담았던 당을 떠난 설훈 의원(5선·경기 부천을)의 '탈당 선언문'과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40여 년 동안 국민이 민주당을 신뢰했던 이유는 민주당의 민주화가 제대로 작동됐기 때문이다. 다양한 목소리를 배제하지 않고 통합과 화합의 정신으로 결과를 도출해나가며 대화와 타협으로 당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작금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의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이 대표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설훈 의원, 28일 탈당 기자회견 中)
1985년 김대중 총재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설 의원은 '김대중의 정신'을 지근거리에서 체득한 인사다. 그런 설 의원에게 2022년 보궐선거로 중앙정치에 입문한, 불과 3년 차 당대표가 '김대중 정신'을 언급하며 당을 위기에 빠뜨리는 상황을 보노라면 매순간 분기탱천(憤氣撐天) 했음은 뻔하다.
이 대표는 민주당에 들불처럼 번진 공천 파동 속 소속 의원간 치열한 토론이 펼쳐지는 의원총회조차 아예 불참하거나 늦참(늦게 참석)했다. 의원총회에 참석한 비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의 행태에 가한 질타는 살벌했다고 한다.
"남의 가죽 그렇게 벗기다간 당신 손도 피칠갑 될 것이다. 혁신 공천을 하다 보면 가죽을 벗기는 아픔이 있는데, 당대표가 자기 가죽은 벗기지 않는다."(홍영표 의원, 4선·인천 부평을)
"지금 안 물러나면 당신(이재명)도 망하고, 민주당도 망하고 다 망한다. 지금 물러날 때다. 마지막 기회다. 감옥 가는 걸 겁내지 마시라. 죄가 없으면 국민이 다 풀어낸다."(설훈 의원)
이 대표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비명계를 배제하고 총선에 임하겠다는 이 대표의 속내가 확인된 순간이자, 계파 갈등의 골이 봉합될 일말의 기대조차 사라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탈당의 시간이 도래했다'는 말도 자연스럽다.
이 대표의 '입꾹닫' 행태의 지속이 총선을 코 앞에 둔 민주당을 유래 없던 분열로 치닫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