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역구 공천 92% 마무리
당내선 역시 '친윤 불패' 평가
비례대표 신청자에 용산 출신
대거 포진…'친윤 재판' 우려↑
국민의힘이 22대 총선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 지은 가운데 비례대표 공천을 향한 일각의 우려 섞인 시선이 감지되고 있다. 지역구 공천이 막판 친윤(親尹) 일색으로 흘렀단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비례대표 신청 명단을 채운 용산(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원내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당내와 정치권에선 '감동 없는 공천' 일색이던 지역구와 달리 비례대표에서만큼은 신선한 인물을 투입해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전국 총 254개 선거구 가운데 233곳에 나설 국회의원 후보 선정을 완료했다. 총 선거구 중 92%에 달하는 지역의 공천을 마무리한 것이다. 남은 곳은 경선이 진행 중이거나 치러질 16개 지역구와 국민추천제가 적용될 지역으로 선정된 5곳 뿐이다.
마무리를 앞둔 이번 국민의힘 지역구 공천을 바라보는 당내의 평가는 막판 '친윤 강세'로 바라보는 모양새다. 보수정당 최초로 도입된 시스템 공천의 결과라고 하기엔 친윤 색채가 강한 현역들이 대거 살아남고, 비윤 또는 반윤인 인사들은 불이익을 받은 경우가 많아서다.
이 같은 평가는 가장 최근의 공천 결과 발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9일 선거구 20곳의 경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초선 박성민 의원의 울산 중구 공천을 확정지었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검사 시절부터 친분을 유지해 와 친윤계로 꼽힌다.
또 '찐윤'으로 불리는 이철규(재선) 의원은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에서 당초 경선을 치르기로 했으나 경선 상대방이 '드롭' 했다. 원조 친윤으로 분류되는 권성동(4선)·윤한홍(재선) 의원은 각각 현 지역구인 강원 강릉과 경남 창원마산회원에 단수공천을 확정지었다. 당대표를 지냈던 김기현(4선) 의원도 울산 남구을에서 재도전 기회를 잡게 됐다.
친윤계 초선인 강민국(경남 진주을·초선), 박수영(부산 남갑·초선), 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초선) 의원 등도 단수공천을 받았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수행단장을 지낸 이만희(경북 영천청도·재선) 의원, 검사 출신으로 윤 대통령과 친한 정점식(경남 통영거제·재선) 의원도 공천을 확정했다. 지난해 12월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 외 대부분의 친윤계 의원들이 살아남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조직강화특별위원을 지냈던 전원책 변호사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김태호 의원은 김두관(민주당) 후보와 양산을에서 맞짱을 붙는다. 거기다 서병수 의원도 험지인 부산 북갑으로 갔다. 조해진 의원도 한마디 말없이 김해을로 갔다. 그런 게 감동을 주는 것"이라며 "감동을 못 준 건 눈에 번쩍 띄는 신인이 없다는 것이다. 눈을 번쩍 뜨게 하는 '이런 분이' 하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정권 창출에 도움이 된 분들이 지역구 관리를 잘해서 공천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비판할 여지가 없다 하더라도 비윤이나 반윤으로 불리는 분들이 대거 불이익을 받은 건 반발이 나오기에 충분해 보인다"며 "앞으로 이어질 비례대표나 국민추천제 같은 데서 뭔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 같은 '감동 없는 공천'이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이어질지 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비례대표 신청자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린 대통령실 출신 인사가 당선 순위권 안에 들어갈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명단을 보면 용산 대통령실 출신 인물들의 이름을 상당수 찾을 수 있다. 서울 강남권 지역구 출마를 저울질했던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대표적이다. 또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최단비 변호사와 대구 서구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했다 떨어진 성은경 전 행정관도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최명길 전 의원의 이름 역시 리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렇게 조용하게 넘어간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게 잘 넘어간 공천이긴 하지만 감동이 없다는 비판을 이대로 넘겨선 안 된다"며 "비례대표 공천에서라도 진짜 중도로 당 지지세를 넓힐 수 있는 인물들을 뽑아 이번 선거에 확실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번 지역구 공천을 보면 친윤 불패가 분명히 드러나고 친윤 주류가 이렇게 생활하는 장면을 보면서, 용산 출신들 입장에서는 나도 한 번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서민과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데, 친윤 불패가 만약 비례대표에서도 드러날 경우 과연 전체적인 총선 전략으로는 좋은 수 있을 것인가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