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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구설 폭풍' 지나간 수원정 첫 주말…"뽑기 싫다. 실망했다"


입력 2024.03.31 06:00 수정 2024.03.31 06:00        데일리안 수원(경기) =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30일 김준혁·이수정, 광교호수공원 일대 돌며 나란히 유세

인지도에선 "김준혁이 누구?" vs "이수정 알지만 고민돼"

'막말 파문' 놓고 "실망" 쓴웃음, "투표 안 한다"는 시민도

30일 오후 광교 호수공원 한쪽에 경기 수원정 지역구에 출마하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 벽보가 붙어있다. ⓒ데일리안 김수현기자

"둘 다 뽑기 싫어요. 두 후보에게 전해주세요. 실망했다고."


아내와 함께 어린 아들 둘을 데리고 나온 광교 주민 김모(41)씨에게 어떤 후보를 지지하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4·10 총선 공식선거운동 시작 후 첫 번째 주말인 30일, 총선을 10여 일 남기고 있는 수원정 지역민 표심은 냉담했다.


경기 수원정은 '수원 5석'을 지키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탈환하려는 국민의힘 대결의 최전선이자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의 '설화'로 떠오른 지역이다. 20대 총선을 10여 일 앞두고 두 후보가 사과문과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수원정 표심을 향한 세간의 관심도 더욱 뜨거워졌다.


광교신도시를 품은 수원정은 수원 영통구 시절이던 17~18대 때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후 수원정으로 바뀐 뒤 보궐선거로 들어온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내리 3번 승리하며 민주당이 지켜왔다. 하지만 재작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선 접전 양상을 보였고 범죄심리학자이자 수원에서 25년을 일한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가 높은 인지도를 무기로 총공세에 나서며 관심 지역구가 됐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0일 오전부터 아내와 함께 공원을 한 바퀴 돌며 지역민들을 만났다. 살가운 인사를 건네며 다가가는 김 후보에게 "민주당 파이팅!" "힘내세요" 등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데일리안 김수현기자

이날 두 후보는 광교 호수 공원 일대에서 인사에 나섰다. 김준혁 후보는 아내와 함께 공원을 한 바퀴 돌며 지역민들을 만났다. 살가운 말투로 다가가는 김 후보에게 "민주당 파이팅!" "힘내세요" 등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위아래 파란색 아웃도어를 입은 한 중년 남성은 옷을 가리키며 "저 파란색 (옷 입었다). 파이팅하세요"라는 말로 김 후보를 응원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파란 옷을 입은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시민들은 다가오는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를 먼저 알아보고 웃음을 보였다. "TV에서 봤다"며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젊은 청년들이 많았다. 후보를 토닥이며 "수고가 많다" "나랏일 할 분이야" "혼자서 대단하시다" "반드시 오리라 이수정!" 등 후보를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는 사람들이 상당했다. 멀리서 달려와 이 후보를 와락 껴안은 지지자 한 명은 가방에서 붉은색 재킷을 꺼내 입은 후 사진 촬영을 하며 "팬이다"며 힘을 싣기도 했다.


시민들은 30일 광교호수공원에서 다가오는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를 먼저 알아보고 웃음을 보였다. "TV에서 봤다"며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젊은 청년들이 많았다. 후보를 토닥이며 "수고가 많다" "반드시 오리라 이수정!" 등 후보를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는 사람들이 상당했다.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인지도' 측면에서는 이수정 후보가 앞섰다. 시민들은 명함을 건네는 이 후보를 세 팀에 한 팀꼴로 "어? 이수정" 하며 사진을 요청했다. 지나가다 이 후보 측을 보고 "아~그 사이코패스 이야기해주는" "봤어? 그 사람이야" 하는 시민들도 상당했다.


반면 김준혁 후보의 인사를 받은 시민들 몇 명에게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누군지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피크닉을 즐기고 있던 한 무리는 김준혁 후보와 가벼운 담소를 나누고 지나갔는데도 기자에게 "저분이 누구냐"고 묻고 스마트폰으로 이름을 검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김준혁 후보는 '최근 회자된 구설에 대한 주목도' 또한 낮았다. 시민 대다수는 김 후보의 '막말 파문'에 대해서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 저분이 누군지를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수정 후보의 관련 발언을 묻자 "그 이야기는 안다"고 답했다.


비교적 지역 정가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주민들은 이번 수원정 공천에 강한 실망과 반감을 나타냈다.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양당의 공천 방식이 이 지역구의 지역 발전을 저해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이것이 후보들을 향한 표심으로 어떻게 연결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가족들과 함께 산책로를 걷고 있었던 이모(38)씨는 "이수정 후보는 범죄심리학자, 김준혁 후보는 수원시 학예연구사 출신 아니냐. 둘 다 안 좋게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국민의힘이 기본적으로 시장 정책이 신시장 정책이니까 아파트도 그렇고 부동산에 대해 좀 더 맞는 공약이 나와 이수정 후보를 뽑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30대 부부는 "원래는 저쪽(민주당)이지만 이수정 교수가 가진 정치력이 검증된다면 고민될 것 같다. 표를 줄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인근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박모(60)씨는 "박광온 (의원)이 들어가고 저분(김준혁 후보)이 나오지 않았나. 이번 민주당 공천이 너무 짜증 난다. 투표 안 할 것"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이번 선거가 끝나고나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할 힘이 생기느냐, 아니면 부활시킬 힘이 생기느냐의 차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시민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김준혁 후보의 '막말'은 정치인이 되기 전에 했던 것 아니냐"며 "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수원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수원정 지역구는 이번 총선 수도권 판도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총선이 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지층 결집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중도층을 잡는 당이 승리를 따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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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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